머언 먼

by Lunar G

소리를 내 본다.

아, 아, 아.

입을 나간 소리가 귀로 돌아온다.

다시 소리를 뱉어 본다.

들려? 들려? 들려?

다시 귀를 찾아오는 소리.

홀로 뱉고 홀로 받아들이기를 반복하다가

문득 너를 떠올린다.

이 소리의 집이 너였으면 좋겠는데

너에게 이 울림이 닿았으면 좋겠는데

너는 머언 먼 곳에

멀고 멀어 아득한 곳에 있다.

눈만 뜨면 보일 줄 알았는데

눈을 떴는데도 보이지 않고

소리만 내면 달려올 줄 알았는데

아무리 외쳐봐도 너는 나타나지 않고


보이는데 잡히지 않고

들리는데 답할 수 없고

같이 있는데 만져지지 않고


저 멀리

저어 멀리

그래서 머언 먼

멀고 먼 사람이 네가 되어 있다


과일 쟁반_박수근_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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