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만큼 거절에도 익숙해지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면 거절당하는 게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흐른 세월만큼
두려움과 충격도 커져간다.
깨지더라도 시도하고 보자던
패기와 열의가 꼬리를 내리고
이젠 시도해보기 전에 확률을 먼저 계산한다.
불가능한 일에 무모하게 도전해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실패와 거절이 남기는 감정의 소진을 더는
대면하고 싶지 않다.
그 기준이 아무리 부당하다 해도
선택되지 않으면 도전은 내게서 조차 실패로 새겨진다.
채택되지 않았다는 게
인생 자체가 실패라는 말 같아서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말 같아서
자꾸 도전을 머뭇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약함이 싫어서
고개 숙이는 일도 점점 더 피하게 된다.
나와 맞지 않았던 것뿐인데
내 삶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말이 아닌데
나약해질수록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스스로를 판단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승자와 패자로 양분된 곳에서는
머뭇함과 시행착오가 허락되지 않는다.
양분된 그 세계에 안착한 이들 역시
중간 지점을 거쳐 거기에 이르렀을 텐데
어쩐 일인지 그곳에 이르면 다들
뜸 들이고 돌아가고 헤매는 청춘을
실력 없고 무용한 인간으로 만들곤 한다.
거절당하는 것의 치명적인 함정은
다음 도전을 가로막는다는 데 있다.
선택되지 않았다는 건
단지 능력이 모자라다는 게 아니라
나와 그곳이 맞지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아직 찾지 못했을 뿐,
내 진정성과 노력을 알아줄 곳이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듭된 거절에
자신감을 잃고
삶의 의미를 상실할 필요 없다.
지치고 지쳐
더는 앞으로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을
그 순간
나를 다독여야 하는 건
나 자신이다.
그대에게 고개를 저었던
그들은
그대가 얼마나 아픈지
그대란 사람이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인연이 아닌
누군가의 거절에 상처받아 삶을 주저하는 동안
내 인생에 진짜 의미가 되어 줄 만남은 멀어지고 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는 문을 두드릴 수 없을 것 같은 그 순간에도
인연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어딘가에서 그 인연이
손꼽아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