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안 보이니
소신에 반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며
느리고 둔하게 걸어가는 내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다들 아니라고 해서
내 방식이 틀린 줄 알았다.
거들먹거리는 그들에게 내세울만한 게 없어서
이 생은 실패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날로그적인 내 방식으로는
이 험난한 바닥에서 생존할 수 없을 거란 공포,
세상에 역행하고 있는 건가 하는 카오스,
내 확신이 없어지니
무던했던 실패가 예리한 칼이 되어 내 목을 노린다.
게을러서인지, 약지 못해서인지, 그도 아니면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아서인지
나와 비슷한 세상을 그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이정표가 절실했는데 그럴만한 인연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밑그림을 그리고 성실히 걸었다.
이 빠른 세상에 참 바보같이 뚜벅뚜벅.
그게 잘못된 줄 알았다.
상상하던 것과 다른 현실에,
이 생은 돌이킬 수 없이 망쳐버린 삶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승자의 가면을 쓴 유령 같은 조언자들.
나를 버려야 한다는 그 성공 때문에 때마다 상처를 받았다.
나를 버려야 하는 성공은 내게 실패나 다름없다.
나는 나이기 위해 꿈을 꾸고 나로 살기 위해 고집부려왔다.
누군가의 이른 성공과 이른 성취에 상처받고 흔들리고
초라해 보이는 내 생에 불면의 밤을 보내고
사는 게 별 게 없는데 하고 쥐고 있던 그걸 놔버리려 하기도 하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욕먹길 반복하면서
아닌 건 아니란 걸 확실히 알았다.
단편적이고 편향된 시각에 휘둘리면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기게 된다.
나를 잃게 된다.
가슴을 울려 날 움직이게 하는
진정 어린 조언이 아니라면 흔들리지 말아야겠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 미래
삶의 이정표는 애초에 없었다.
뚜벅뚜벅 그렇게 가련다.
사는 게 힘에 부쳐
나 마저도 놔버리고 싶은 몇 개월을 지나고 있는 요즘,
이 어두운 시간 닿아서야 내 맨눈을 마주 본다.
거울 속 내가 말한다.
지금이야 말로 진정한 나로 다시 태어날 중요한 순간이라고.
청춘을 조언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흔들리는 청춘들
회복할 수 없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납득할 수 없는 조언이라면 지금 내린 그 선택이 지금 그리고 있는 미래 그림이 맞을 것이다.
스스로의 선택과 미래관에 소신을 가지기를, 확신을 가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