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 너

너를 버리는 이유

by 날숭이

네가 나를 만만하게 본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네가 나를 만만하게 봐서라는 건

이제와서 내가 널 버리는 이유가 안돼.


나는 너한테 만만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어.

되도 않는 투정을 부려도 어휴~저거 또 시작이네,

씩 웃고 마는 그런 사람.


근데 참 이상해.

나는 시간이 가도 네가 만만해지지가 않았어.

내가 자꾸 네 눈치를 보더라.

살면서 거절이 어려워 본 적 별로 없는 내가

터무니없는 네 요구 앞에 거절을 말하기가 어려워지더라.


처음으로 거절을 말했을 때 너는 나에게 그랬지.

"진짜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그래서야.

내가 너를 버린 건.


나를 버려가면서 너의 만만한 사람이 되어주어도

결국엔 너에게 믿음 하나 주지 못했으니까.

계속 나를 버리는 대신에 나는 너를 버리기로 했어.


안녕. 나는 너를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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