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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Feb 08. 2021

승리호, 한국형 '스페이스 오페라'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리뷰] 넷플릭스로 간 한국형 우주 활극 영화 '승리호'

사진출처-DAUM


지난 2월 5일 넷플릭스에서 승리호를 개봉했다. SF 물을 좋아 하기에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다리던 한국형 SF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만했다. 한국형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부를 수 있을만했다. 특히 우주를 묘사한 CG는 할리우드와 견주어도 될 만큼 훌륭했다.  


줄거리


2092년 지구는 황폐화되고 거대기업 UTS는 지구 궤도에 인류가 살 수 있는 거대한 거주지를 세운다. 하지만 그곳에선 상위 5퍼센트의 거주민 만이 풍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나머지는 오염된 지구와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궤도의 공장에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쓰레기 수거 우주선 '승리호'를 탄 선원들이 폐 우주정에서 우연히 인조인간형 로봇을 발견하면서 승리호의 선원들이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사진 출처-DAUM

주요 등장인물


김태호(송중기 분), 장 선장(김태리 분), 타이거 박(진선규 분), 그리고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로봇 업동이(유해진 분)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승리호를 타고 지구 궤도에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서 돈을 번다. 수거한 폐 우주선에서 우연히 인간 형상을 한 꼬마 로봇, 도로시(꽃님이, 박예린 분)를 발견한다. 도로시는 폭탄이다. 하지만 빚에 허덕이는 승리호 선원들은 도로시를 그들의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한다.


사진 출처-DAUM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같은 할리우드식 SF에 익숙해서 그런지 우리식의 정서가 녹아든 대사와 장면들이 낯설고 초반엔 영화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로봇 업둥이 역을 맡은 유해진의 대사가 이질적이었다. 송중기의 부성애도 어색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승리호 선원들의 사연이 밝혀지며 몰입이 되기 시작했다. 후반부의 우주 활극은 후들후들했다.


사진출처-DAUM

송중기는 조성희 감독의 페르소나일까? 이십일세기의 지구에서 네 발로 걷던 늑대소년이 2092년엔 구멍 뚫린 양말을 신은 우주 파일럿이 되었다. 영화의 줄거리와 캐릭터는 '엘리시움'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살짝 오마주한 것처럼 보인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저 예산이지만 제작비가 이백사십억이니 스토리는 안전하게 뽑았다. 영화 후반에 밝혀지는 반전도 식스센스급은 아니었지만 초중반 복선이 풀어지면서 볼만했다. 특히 업동이의 반전은 짐작은 했지만 결과물(?)을 보니 더 신선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두 아역(꽃님이, 의 연기가 훌륭했다.


사진출처-DAUM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조연을 맡은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했다. 조연이지만 그들도 후반부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볼 법한 표정과 연기가 손발을 오글거리게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악역을 맡은 배우에 있었다. 악역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았다. 나쁜 놈이 매력적일 때 영화가 더 빛을 발하는 법인데, 연기를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제임스 설리반(리처드 아미티지 분)은 이 퍼센트 부족했다. 엑스맨의 매그니토나 에어리언 커버넌트의 인조인간 데이빗이 악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 그건 욕심이다. 그랬다면 예산이 지금보다 두배는 더 들었을 테니깐.


암튼 SF 물을 좋아하는 타투인(스타워즈) 행성의 주민으로서 이번 승리호는 한국형 스페이스 오페라의 가능성을 본 것 같아 즐겁다. 넷플릭스와 잘 협의가 되어 극장에서 개봉한다면 한번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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