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법률상담을 받고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 내 감정이 예민한 걸까? 아니면 정상적인 반응일까?

by 김인철


오늘 금전적인 문제로 법률구조공단에서 법률 상담을 받았다.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상담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법률 상담하시는 분이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상담 내내 퉁명스럽고 성의 없는 답변(느낌!!)으로 일관했다. 법적인 사실 판단이야 내 입장에서 불리할 수도 있고 설명하는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도 법이니까 그렇다지만 상담하시는 분의 언행과 태도는 영 아니었다.


상담 내내 퉁명스럽고 내 상담에 성의 없는 모습에 짜증이 났다. 금전 문제라 지난 석 달 동안 홀로 끙끙 앓으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심 끝에 상담 신청 후 보름이나 기다렸다가 상담을 받은 건데, 게다가 상담시간이 30분이라는 것도 사전에 고지받지 못해서 정말 해야 할 중요한 상담은 급하게 마무리했다.


PIXABAY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대기실에서도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 그걸 상담원이 들었는지 대기실까지 찾아와서 "상담 질문에 법적인 사실을 제대로 설명해 줬는데, 내가 뭘 잘못했냐"라고 두 눈을 부라리며 격하게 항의성 발언을 하는데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질의했던 상담을 법대로 설명해 줬다. 덕분에 몰랐던 법률 사실도 2가지 알 수 있었다. 그건 감사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 태도가 본질이다,라는 금언은 민원인을 대할 때도 중요하다. 더구나 법률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은 피해자 거나 약자이다. 심리 상담사처럼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민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 표정이나 단어 하나를 쓸 때도 조심해야 한다. 지금 내 감정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쌓여 필요 이상으로 예민한 건지 아니면 정상적인 반응인지 잘 모르겠다. 고심 끝에 법률구조공단 고객센터에 오늘 일에 대해 민원을 넣었다.


오늘 새벽에 왼쪽 종아리 쥐가 나서 죽다가 살아났다. 자동차 배터리는 방전되었고, 돌아오는 길 수시로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자전거 묘기 연습을 하는 두 사내도 신경이 거슬렸다. 이래저래 일진이 별로다. 온 세상이 나에게만 억까를 하는 것 같다. 예전엔 순둥순둥하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손해를 볼 상황이어도 좋게 좋게 넘어갔는데, 최근엔 점점 싸움닭이 되는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전투표함 지키며 밤샘...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