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탈 줄 몰라요.

팝콘 같았던 하루

by 김인철

왜, 그런 날이 있잖아요. 평소와는 다르게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팝콘처럼 터지는 날들. 어제가 그런 날이었네요. 여러 이벤트 중에 하나는. 저는 평소에 자전거 타는것을 즐기거든요. 어제도 새로 시작한 인문학 모임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이었어요.


저희집은 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 집까지 가려면 경사가 심한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거든요. 저는 헬멧을 쓰고 투명 선글라스를 쓴 채 허벅지에 잔뜩 힘을 주고 경사진 언덕을 올라오는데, 어떤 여성 한분이 저를 보더니 두 손을 활짝 위로 펼치며..


"자전거 타고 싶다."
"나도, 자전거 타고 싶다."


큰소리로 외치더군요. 처음엔 저를 보고 그런 줄 몰랐어요. 그녀 옆엔 일행이 두명 있었어요. 얼굴이 약간 발그스레 했지만 술을 마신것 같지는 않았어요.


"나도, 정말 자전거 타고 싶다."


그녀가 더 큰 목소리로 외쳐댔어요. 그녀는 저를 보고 외친거였어요. 그 외침에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즉흥적으로 표현 하는 성격인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뒤돌아 보면서 그녀에게 큰소리로 외쳤어요. 평소에는 그런 상황이었어도 그냥 지나쳤을 텐데 왠지 모르게 답을 해주고 싶었어요.


"자전거 타세요."


그러니까 그 여자분이...


"자전거 타고 싶은데 탈 줄 몰라요. 탈 줄 몰라요."


그러는 거에요. 그녀가 까르르 웃었어요. 저는 다시 힘껏 페달을 굴리며 집으로 향했어요.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이었지만 좀 색다른 일상 경험이었네요. 저녁엔 좀 불쾌한 일도 하나 있었는데 그냥, 이걸로 퉁칠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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