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맛본다
막내와 둘째가 자꾸만 두쫀쿠를 갖고 온다. 비었다 생각하면 언제 갖다 놨는지 냉장고에 들어있다.
취향이 아니라서 안 먹는 것인데 친구들이 자꾸만 맛보라고 준단다.
"이 비싼 걸 사서 주다니 대인배들이야. 애들이"
MZ들의 유행사랑은 대단한 듯하다.
비싼데도 개의치 않고 즐긴다. 물론 입맛에 맞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줄을 서서 사 오기도 하고, 때로는 배달을 시켜 먹는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좋아하는가
둘째가 자신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하고 꼭 같이 먹어 보자고 약속을 재촉하여 결국은 동참하기로 한다.
우리집에서는 막내만 좋아한다. 너무 맛있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나온 것을 다 먹어 본다.
물론 직접 사지는 않았다. 누가 그렇게 사 주는지
이곳저곳에서 받아온 선물을 하나씩 먹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내편도 과자는 좋아하는데 이건 입맛에 맞지 않은가 보다.
나는 원래 과자나 단 걸 좋아하지 않으니, 아예 먹을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더랬다.
결국은 다 같이 식탁에 둘러앉아 시음을 해보기로 했다.
둘째가 이건 정말 맛있다고 동료들이 줬다고 꼭 다 같이 먹어봐야 한다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말한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두쫀쿠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전자랜즈로 2초 돌리면 더 맛있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2초는 티도 나지 않아서 3초 정도 돌렸다. 막내는 무척 기대하는 얼굴로 눈에 빛이 난다.
맛있는 걸 먹는다는 건 참으로 소소한 행복을 주는가 보다. 둘째가 똑같이 나눈다고 4 등분하는데 쫀득해서 칼로 자르다가 잘 안되니 가위로 자른다. 종류가 다른 게 2개인데 어떤 게 맛있는지 기대를 하는 막내가 귀엽다.
하나씩 들어서 다 같이 먹어보기로 한다.
"하나 둘 셋 하면 다 같이 동시에 먹자"
내편은 먹어봤다면서 한사코 먹지 않겠다고 하는 걸 막내가 집요하게 먹으라고 하여 결국은 동참한다.
동시에 한입씩 먹는다.
이게 뭐랄까?
초코파이 마시멜로를 분리해서 맛있는 비스킷과 견과류의 비율을 맞추고, 재료를 잘게 썰어서 바삭함을 살리고 만든 맛이려나
맛있는 비스킷을 잘게 쪼개서 넣은 듯한 맛? 모래 같은 바삭한 식감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데, 뭔가 익숙한 맛이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먹어본 맛이다. 온 신경을 집중시켜 보지만 결국은 못 찾았다. 역시나 달다
내편은 저번에 먹은 것보다 맛있다고 한다.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니까 다 똑같이 맛있는 게 아니거든"
막내가 기분이 좋은지 들떴다. 역시 MZ인 건가
한 토막이 남았다.
"이거 엄마 거야 엄마는 하나밖에 안 먹었어"
"엄마 이제 안 먹어 너무 달아. 그래도 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
내편은 여전히 취향이 아니라고 한다.
"엄마도 MZ인가 봐 역시 맛을 아네"
둘째는 내가 달다란 간식을 같이 먹어준 게 몹시도 기분이 좋은듯하다.
"엄마 이거 남은 거 내가 먹어도 돼?"
"물론이지 다 먹어"
막내는 마지막 한 조각을 먹으며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애들한테 뭐라고 하지?"
둘째가 묻는다. 기어이 한번 먹이겠다고 선물을 준 애들에게 그래도 한마디는 해야 하니까
"그냥 소감을 그대로 말해"
"응 맛있더라!라고 해야겠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역시 취향은 아니라고 한다.
간식 하나를 참 요란하게도 먹었다. 난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행에 별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다. 아이들이 알려줘서 아는 게 대부분이다.
딸들은 내가 글을 쓰니까 뭐든 알아야 한다고 한다.
엄마가 하는 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가족들의 격려가 고마울 따름이다.
이게 뭐라고 대한민국이 들썩이는지 모르겠다.
딸들은 즐거운 걸 나랑 같이 공유하며 나누고 싶어 한다. 그래야 즐거움이 두 배가 되니까
딸들 덕분에 난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살짝 발을 얹어보았다.
그래서 한번 그려봤다.
#두쫀쿠 #유행
#공감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