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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여 Nov 22. 2024

낙엽을 밟으며

사박사박 바스러진다

한 잎 떨어지고 또 한 잎 휘리릭 떨어진다

낙엽비가 바스락 소리를 내며 나풀나풀 내려앉는다

알록달록한 색깔은 빛이 바래고 부서진 잎은 땅으로 스며든다


바람이 불어 떨어진 낙엽이 이리저리 뒹굴며

쓸쓸한 색깔로 물들며 자연으로 돌아간다


한 잎에 근심을 적어서 바스라뜨리고

한 잎에 기쁨을 적어서 신나게 하늘에 날리고

한 잎에 슬픔을 적어서 책갈피에 끼우고

한 잎에 즐거움을 적어서 님에게 보내리


이 좋은 계절을 잡아 둘 수 없어서

그저 몽글몽글한 마음만 차곡차곡 쌓는다


낙엽 하나하나에 가을을 담아서 날려본다

낙엽을 흔들어 떨어뜨리는 바람이 야속한 건 이 가을이 가는 게 아쉬워서일까

낙엽 떨어진 길을 하염없이 걸으며 계절이 가는 길에 배웅하듯이 서 있고 싶다


다음에 다가올 계절에 꺼내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시리고 고독한 가을과 겨울사이




#낙엽

#가을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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