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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륜 Feb 20. 2019

시각장애인이라 결혼 상대가 없습니다_법륜스님 즉문즉설


시각장애인이어서 결혼 상대를 찾기 힘듭니다 



“시각장애 1급을 가진 서른아홉 살 노총각 교사입니다. 마음공부를 하고 있지만 갈등,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꿈이었던 교사도 되었고,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어 혼자 잘 살고 장애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이 장애인은 혼자 살기 어렵다고 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자신도 결혼을 해야만 삶이 풍요로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혼 상대를 찾으려고 할 때 시각장애인이라는 것 때문에 거부를 많이 당합니다. 그러면 자존심이 너무 상합니다. 국제결혼까지도 생각할 정도이지만 아직은 제 마음이 갈팡질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듣는 사람도 마음이 짠하네요. 질문자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데, 눈이 잘 보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신과의 삶이 불편할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불편할 겁니다. 누구나 더 잘 살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데 굳이 왜 불편을 감수하려고 하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보통 사람들이라면 무엇 때문에 자기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겠어요?”


“시각장애인과 결혼하면 어떻겠는지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시각장애인과는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차라리 질문자가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까지 있는 사람과 결혼하면 좋겠다 싶어요. 보통 사람들을 부처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중생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고 죄 많은 사람이라고까지 부르잖아요. 요즈음은 교회와 절마저도 돈, 돈 하는 세상입니다. 내가 시각장애인이지만 돈이 많다면 상대는 당연히 돈을 보고 결혼하겠지요. 결혼해서는 당신 몰래 돈을 빼돌리려고 하겠죠. 그럼 당신은 부인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인생이 불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덕을 보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내가 덕을 보려면 그만큼 손실이 따르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 일이 다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한 부분을 내려놓아야만 됩니다.


시각장애이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고, 내가 욕심을 내어 내 능력 밖의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스스로 열등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주에 만난 광주시 시각장애인협회 회장님은 내가 옆에서 봤을 때 전혀 장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김이 없이, 거침없는 생활을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항상 저의 법문을 들으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가볍고 밝게 가지라는 말을 새기신다고 합니다. 점자책도 아닌 스마트 폰으로 법문을 다 듣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처럼 우리 인생에서 장애는 열등한 것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입니다. 그러니 다리를 못 쓰면 휠체어 타면 되고, 손이 없으면 의수를 하면 됩니다.

우리 인생에서 장애는 열등한 것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입니다. 


자기 스스로 욕심을 내면 스스로 열등해집니다. 당신은 열등한 존재가 아닙니다. 혼자 사는 것이 힘들어서 결혼해야지 하는 것은 내가 배우자로부터 도움을 좀 받겠다는 것이잖아요. 나는 그 배우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죠? 같이 생활하려면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결혼할 때 나는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면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결혼생활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지금 질문자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나는 이제 살만해졌으니까 상대에게 도움을 좀 주면서 살자 이런 마음으로 임해 보세요.

시각장애인과는 무조건 결혼을 안 한다 하는 것은 자기가 오히려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내가 힘드니 도움을 좀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말고, 나는 이제 살만해졌으니까 상대에게 도움을 좀 주면서 살자 이런 마음으로 임해 보세요.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 장애가 있는 사람이냐 없는 사람이냐 이런 것도 따지지 마시고요. 상대를 만나면 내 조건을 얘기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지, 나만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욕심입니다. 내가 덕을 본다면 상대는 손해를 보는 거잖아요.


그래서 선을 볼 때는 누구나 다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혼을 성사시키려면 상대를 조금씩은 속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로 결혼하면 반드시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속아서 결혼한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속지 않았으면 결혼을 못했을 것이니까요. 우리의 욕심 때문에, 속이지 않으면 결혼은 잘 성립이 안 됩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생각을 바꾸어서 나는 털끝만큼도 열등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자긍심을 가져야 됩니다. 욕심을 내니까 오히려 내 존재가 열등해지고, 스스로 자학하게 되고, 한탄이 생기는 것입니다. 항상 밝게 자신감을 갖고 생활을 해 보세요. 혼자 살아도 상관없고 결혼해도 괜찮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나는 털끝만큼도 열등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자긍심을 가져야 됩니다.
욕심을 내니까 오히려 내 존재가 열등해지고,
스스로 자학하게 되고, 한탄이 생기는 것입니다. 


#법륜스님 #즉문즉설 #시각장애 #시각장애인 #결혼 #결혼상대 #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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