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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륜 Feb 16. 2022

"통찰력을 갖기 위한 세 가지 요소"

법륜 스님과 함께 하는 온라인 명상

안녕하세요. 법륜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 한국의 남부지방은 현재 포근합니다. 겨울에 계속 가뭄이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땅이 촉촉해요. 그런데 포근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지 않고, 이번 주 중에는 1년 중에 가장 추울 정도의 강력한 추위가 다시 찾아온다고 합니다. 길게 보면 봄으로 가는 것이 틀림없지만 이렇게 부분적으로는 오히려 되돌아가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와 같아요. 수행정진을 하면 계속 좋아지는 게 아니라 수행정진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때는 하기 전보다 더 나빠지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이 ‘해봐야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하면서 포기해 버립니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때 우리는 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정진은 꾸준히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좋은 일이 생기든 나쁜 일이 생기든, 하고 싶든 하기 싫든, 그런 것에 구애받지 말고 꾸준히 수행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온라인 명상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97번째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이네요. 



먼저 지난주에 올려준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겠습니다. 외국인이 영어로 질문을 올려주셨네요. 


선정에 든다는 것을 무엇을 뜻하나요?


In the Diamond Sutra, It said Buddha entered Samadhi. What is this Samadhi? I wonder what kind of Samadhi will it be for an enlightened being. 
(금강경에서 부처님이 선정해 드셨다고 했는데 이 선정이 어떤 선정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깨달은 분이 드는 선정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옛 선사들이 말하길, 깨닫기 전에도 선정을 닦아야 하고, 깨달은 후에도 선정을 닦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선정에는 세 가지 요소가 깃들어 있습니다.


첫째, 몸과 마음의 모든 긴장이 풀어진 상태가 되어 아주 편안해야 합니다.

둘째, 관심이 한 군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셋째, 변화를 분명히 알아차려야 합니다.


편안한 가운데 집중만 되어 있으면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 좀 더디게 됩니다. 알아차림도 뚜렷해야 이치까지 터득할 수 있습니다. 알아차림이란 일어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변화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무상하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에서 체험해야 집착에서 놓여날 수가 있어요. 무상한 것을 항상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집착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법의 이치를 분명히 알아차릴 때 통찰력이 생기고 사물의 전모를 볼 수가 있습니다.


통찰력을 갖기 위한 세 가지 요소


부처님이 드셨던 선정이 어떤 것이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어요. 학자들마다 그 상태를 다르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너무 신비주의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고, 너무 현실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방금 언급한 세 가지, 즉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는 것,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 변화를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선정이란 고요한 가운데 분명히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옛 선사들은 ‘소소영영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주 맑은 상태에서 환하게 비치는 것과 같이 그렇게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맑은 물이 고요하면 우리의 얼굴이 거울처럼 비치잖아요. 그것처럼 동작도 멈추고, 생각도 멈추고, 분명한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이 선정입니다.


자, 그럼 오늘도 명상을 함께 해 볼까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갖습니다. ‘할 일을 다 마쳤다’ 하는 관점을 갖고 한가한 마음을 가집니다. 명상이 시작되면, 동작도 멈추고, 생각도 멈추고, 오직 관심을 콧구멍 끝에 둡니다. 그러면 호흡하고 있는 것이 저절로 알아차려집니다. 이 시간에는 그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다만 호흡하는 줄을 알아차릴 뿐입니다.


그럼 죽비를 치겠습니다. 


탁, 탁, 탁! 


여러분도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하루를 마무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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