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국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일까
강연을 다녀보면 주로 인생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회를 걱정하는 질문이 많이 나옵니다. 어제 광주에서도 전쟁위기, 최순실게이트의 대안, 미국대선결과와 통일에 대한 질문이 연이어졌습니다.
여전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습이 명확하게 되지 않은 상태로 하루하루 시간이 가고 있습니다. 오늘 광화문에서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열리는데요. 하야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요? 하야와 거국내각, 무엇이 국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일까요? 현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네 가지 입니다. 오늘은 그 장단을 살펴보며 대안을 함께 모색해봤으면 합니다.
탄핵은 국회에서 국외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탄핵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받는 것이 절차입니다.
이 사건은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정치적인 사건이지만 최종적인 판결은 9명의 판사 손에 주어집니다. 판사들이 ‘탄핵할만한 사유는 아니다’ 라고 판결해버리면 오히려 면죄부를 줘버리는 격이 됩니다. 우리가 볼 때는 헌정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이유로 100퍼센트 탄핵이 가능할 것 같지만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은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생각해도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는 더 이상 통치력이 없어졌으니 자진 사퇴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솔직하게 ‘나 그만두겠다’ 하고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방법이 ‘하야’입니다.
자진사퇴를 하면 그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선거를 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60일 이내에 선거로 뽑은 새 대통령의 임기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5년으로 유권해석을 했습니다. 또, 현 공직자들도 유고로 인한 보궐선거인 경우에는 선거 30일 전에만 사표를 내면 출마할 수 있다는 규정이 법에 있습니다.
이처럼 하야하고 새로 선거를 치르면 법적으로는 가장 깨끗하고 우리도 속 시원한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본인이 하야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고, 만약에 하야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시스템 그대로 다음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제일 걱정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이 되어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입니다. 지금까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역대 대통령을 보면 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첫째, 우리나라에 인재가 없다는 뜻이고, 둘째, 국민의 눈이 어둡다는 뜻입니다만, 이건 사실이 아닐 겁니다.
왜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할까요? 시스템 때문입니다. 대통령한테 권한이 너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모든 걸 다 대통령이 결정하니까 대통령 뒤에 보이지 않게 붙어 있는 사람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겁니다. 옛날에는 심지어 왕의 명령을 전달해주는 내시, 즉 환관이 권력을 다 쥐고 휘두른 적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고 하는 겁니다. ‘지금의 제도를 유지하는 게 합당한가? 이 시스템으로 또다시 5년을 더 가야 하는가?’ 이 문제를 좀 생각해봐야 합니다. 선거 후 1년 정도는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똑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위험이 아주 큽니다. 그러니 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거냐는 문제가 지금 남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주는 멈췄지만, 물러날 의지가 없어보이는 지금, 본인이 안 물러나고도 명예롭게 퇴진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국민이 이미 ‘당신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라고 했지만 헌법으로는 5년 임기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니까 절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이름만 대통령으로 남는 겁니다. 입헌군주제의 왕처럼 국가 원수로서의 예우 차원에서만 남고, 청와대 기구도 경호실과 총무실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없애고,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겁니다.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곳은 대통령과 국회입니다. 대통령이 통치의 명분을 상실했다면 새로 대통령을 뽑기 전까지는 국회가 이걸 가져가야 하겠죠. 그러니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총리를 뽑고 내각을 우선 구성한 뒤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으로 위임시켜서 14개월의 잔여 임기 동안 권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게 지금 말하는 ‘거국내각’, ‘비상내각’, ‘중립내각’이라 부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맹점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그 자리를 유지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리를 누군가에게 위임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가의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정치적인 결단으로는 가능한 방안이지만, 법률적으로는 대통령의 법률적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는 조문이 헌법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책임 총리를 내세워서 거국 내각을 구성하고 사태 수습을 했는데, 혹시라도 시간이 지나 대통령이 다시 권한 행사를 하려고 하면 권력 투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확실하게 권한 위임을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그 때는 문제제기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부분을 우려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권한 위임을 하겠다고 선언을 하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반면 좋은 점은 당장 내일이라도 합의를 하면 신속하게 시행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긴장이 고조된 남북 문제를 하루 빨리 완화시킬 수도 있고, 붕괴 직전에 있는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신속히 대책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이 되었기 때문에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잘 대응해야 해요. 그런데 당장 우리에게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서는 좋은 인물을 뽑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선거에서 이기려면 우선 말을 잘해야 합니다. 또 그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조직이 있거나, 언론을 장악할만한 돈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선거에서는 소위 패거리식이거나 인기 투표로 인물을 뽑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이 뽑힐 가능성이 낮습니다. 반면 거국내각 하에서는 이런 당면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되는 사람을 뽑으면 되니까 선거를 통한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인기는 없지만 능력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요.
당장 주어진 과제에는 이렇게 대응을 해나가야 하고, 동시에 헌법 개정을 통해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중앙 정부의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즉, 대통령의 권한을 확실하게 내각에 옮기고 지방 분권을 실현해서 다당제에 기초한 협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해요. 대통령은 국방 • 안보 • 외교만 담당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전적으로 내각제로 바뀐 제 7공화국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여기에는 앞서 말씀드린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총리의 법적 권한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헌법에 따르면 ‘책임 총리제’라고 해서 총리에게 주어진 권한이 상당히 많습니다. 현재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책임 총리의 권한들을 다시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장관 추천권도 총리에게 있는데, 현 정권에서는 이러한 권한이 지켜지지 않고 총리와 장관 모두 청와대의 허수아비로 전락했습니다. 그 결과로 현재의 사태가 벌어진 거예요. 그러니 중립적인 총리를 임명하고 내각도 중립적인 인물들로 구성해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보장받는 제대로 된 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이번에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제안한 것은 이 네 번째 방안을 제시한 것인데, 현 정권은 이미 신뢰를 많이 잃어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겠다는 정서 때문에 국민들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선택한다면 이 네 번째 방안이 헌법에 부합하는 방안이지만 현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네 가지 방안 모두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광주 광연에서 현장 여론 조사를 한 번 해봤습니다. 강연에 참가한 광주시민들은 하야하라는 사람이 3분의 2, 거국내각을 구성하라는 의견이 3분의 1이었습니다.
민심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3번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가 불리할 때 너무 몰아붙여서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시키면 또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사회 원로들은 3번으로 국정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동시에 젊은 사람들은 하야하는 것이 더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의견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합당합니다. 어쩌면 국민의 대다수가 하야하라고 의견을 드러내어야 그나마 2선에 물러난 거국내각 구성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고 민심이 거국내각 구성으로 기울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드러내면 4번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렇게 되면 그 결정을 납득할 수 없는 국민들은 더 많이 거리에 나올 것이고, 반면 경찰은 조직의 특성상 위에서 막으라고 명령을 내리면 좋든 싫든 막아야 하니까 경찰과 국민들이 거리에서 부딪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에는 경찰들을 겁내던 시민들도 이제는 ‘너희들이 최순실의 부하냐’ 하면서 저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시라도 충돌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분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댓글을 달 때 욕설은 피하고, 길거리 행진을 할 때 폭력적인 방법은 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스런 상황에 말려들 위험이 큽니다. 여러모로 국면이 유리해졌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아주 큰 위기인 동시에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제 위기를 기회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국민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일들을 정치인이 대신 해달라고 국민의 세금으로 차도 사주고 비서도 달아주고 월급도 많이 줬는데, 정작 정치인들이 월급만 받고 아무것도 안하니까 참다못한 국민이 나서서 대신 해결해주어야 하는 이 상황이 문제긴 문제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직접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너무 과격하게 분풀이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자칫 이 국면이 장기화되면 국정 혼란이라는 핑계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길지 모릅니다. 당장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니까 외교 문제가 중요해지고, 그 와중에 대통령은 총리 임명 문제를 국회에 넘겨놓고 트럼프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하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변화가 없겠지만,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국정 혼란으로 인한 문제가 더 불거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어요. 지지율이 20%만 되어도 대통령은 버티려고 할 겁니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여러분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옛말에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다린다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저항을 하면 피해를 입을지도 몰랐던 일들을 지금은 피해를 입을 걱정없이 추진해나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깨어있으니까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너무 교만해서 과격하게 밀고 나가면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습니다. 구호가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가에 중심을 두고, 과격함에 기초할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시민이 나라의 중심이다’ 하는 것을 잘 표현해야 합니다. 어두운 밤, 홀로 지쳤다면 고개들어 하늘 한 번 보십시요. 작은 빛이 함께 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만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여러분은 1,2,3,4번 중 어떤 선택이 좋으신가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1번>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2번> 대통령 스스로 하야해야 한다.
<3번> 거국내각을 구성해서 권력을 위임하고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4번>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잘 해야 한다.
+ 오늘 그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가지 행동을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