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나를 사랑하는 법
“대학교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다들 저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 시연을 해도, 발표를 해도 저보다 잘한다는 생각이 들고, 평소에도 저 친구는 성격이 좋고 친구가 많다며 비교하게 되고, 심지어 외모에 대해서도 저 친구는 예쁘다, 몸매가 좋다 생각합니다.
누구를 만나도 끊임없이 상대와 제 자신을 비교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누구라도 장점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 비해 저는 별 거 없어 보이고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제 생각을 컨트롤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에 계속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 받아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무엇을 어떻게 비교하는가의 문제입니다. 만약 저와 올림픽 육상 대표 선수가 달리기 성적을 놓고 비교하면 그 선수보다 제가 나을 수 있을까요? 수영선수와 비교하면 수영도 못하고, 가수와 비교하면 노래도 못합니다.
탤런트와 비교하면 저는 인물도 부족하고, 골프 선수와 비교하면 골프 실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면 저는 아주 열등한 사람일까요? 이렇게 비교를 하면 천 가지를 비교해도 늘 부족함만 보여요.
시선을 조금 바꾸어서 봅시다. 제 나이가 이제 적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든 노인과 비교하면 여전히 젊어요. 제가 아무리 지적 능력이 모자라도 동물과 비교하면 훨씬 낫잖아요. 아무리 달리기를 못해도 굼벵이와 비교하면 빠릅니다. 이렇게 비교를 하면 만 가지를 비교해도 늘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떤 대상과 비교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괴롭다는 건 자신에 대해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에요. 스스로를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어두고 현재의 자기와 비교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즉 스스로 인물도 잘 나야 하고,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말도 잘 해야 하는 사람으로 허상을 만들어뒀어요. 그 허상을 기준으로 현재의 자기와 비교하니까 현재의 모습은 그에 비해 인물도 부족하고, 아는 것도 없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겁니다.
이럴 때 허상의 모습에 자기를 끌어올려서 맞추어야 될까요, 아님 허상을 버려야할까요? 허상을 버리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고, 노력할 일도 없어집니다.
현재 있는 그대로도 괜찮아요. 설령 키가 150이라고 하더라도 148보다는 2센티나 크고, 148이라고 하더라도 145보다는 3센티나 크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그렇게 지금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 정도면 됐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자기부터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현재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부터 자랑스럽게 여기면 자존감이 생겨납니다.
지금 괴로운가요?
우리가 인생을 즐겁게 사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괴롭게 사는 것은 문제예요. 우리 주변에 있는 토끼나 다람쥐 등 동물들도 괴롭게 살지 않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면서 토끼나 다람쥐보다도 못하게 살아갑니까? 반면 토끼나 다람쥐가 즐겁게 사나요? 또 그렇지도 않아요. 동물은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게 살아갑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즐겁게 살라는 말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동물처럼 괴롭지 않은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요. 동물처럼만 살아도 괴롭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괴롭다고 하는 것은 정신 작용에 무언가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예요.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생긴 거예요. 그 바이러스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탐심이라고 하는 탐욕의 바이러스, 둘째는 진심이라고 하는 성냄의 바이러스, 셋째는 치심이라고 하는 어리석음의 바이러스, 즉 탐진치(貪嗔痴) 라고 하는 세 가지의 독(三毒)에 빠져서 정신 작용이 오작동하여 괴로움이 생겨나는 겁니다. 물론 당사자가 괴로움이 좋다고 하면, 괴롭게 살아야지 어쩔 수가 없어요.
학생들은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밥 먹고 공부만 해도 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좋은 조건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시기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까요? 일하지 않고 공부만 해도 되는데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칭찬까지 받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괴로우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공부는 하기 싫은데 좋은 대학교에는 입학하고 싶고, 공부는 하기 싫은데 학위는 취득하고 싶어 해요. 이건 욕심이에요. 그렇게 욕심을 부려서 괴로워지는 거예요.
사람들은 늙으면 괴롭다고 하는데 늙으면 얼마나 좋아요? 나이 들면 공부도 안 해도 되고, 직장도 안 다녀도 되고, 애도 안 키워도 되고, 얼마나 좋아요? 눈이 침침해서 안 보이면 분별심 낼 일도 적어지고, 귀가 안 들리면 잔소리 들을 일도 적어지고, 다리가 아파서 천천히 걸으면 저절로 점잖아지니 얼마나 좋아요?
늙어서도 눈이 초롱초롱 해야 되고, 귀도 잘 들려야 되고, 치아도 튼튼하고 힘도 젊을 때처럼 좋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 늙음이 한탄스럽게 느껴지는 겁니다.
자기가 처한 조건이 좋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괴로울 일이 없어요. 공부를 해도 재미있게 하고, 늙어도 재미있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