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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리 May 05. 2021

독립출판을 하고 싶은
사람이 생각해야 할 것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독립출판기

오랫동안 벼르던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텀블벅에 오픈했다. 그러다 문득 '독립출판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오래 전의 꿈이 떠올랐다. 사람은 오래 걸릴지언정, 마음 한 구석에 품은 꿈의 방향으로 걷는 것 같다. 



독립출판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독립출판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혼자 해야 하기에, 내가 작가이자 편집자, 디자이너, 그리고 마케터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 나의 정체성을 적절하게 바꿔 줘야 하는 것이다. 


작가 정체성으로 해야 하는 일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은, '표현하기'다. 자기 자신을 믿어주는 힘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최대한 자유롭게, 쓰고 싶은 내용을 다 써보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편집자 안경을 끼고 내 글을 보면, 내 글이 너무 별로여서 더 이상 쓰지 않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처음에는 일단 쓰자. 이야기의 재료는 많을수록 좋다.


-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 (목차 구성)

- 검열하지 않고 자유롭게 초고쓰기, 이야깃거리 쌓아두기

- '누가 이걸 보겠어?'라는 의심과 검열에 지지 않고 계속해서 쓰기

- 불필요한 내용 걷어내고 원고 완성하기


편집자(기획자) 정체성으로 해야 하는 일

편집자는 조금 냉정해져야 한다. 어느 정도 원고가 쌓였다면, 이제 편집자가 되어 내 글을 다시 바라보자. 이 글은 어떤 사람들을 위한 글인지, 그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 어디에 밑줄을 긋게 될지 구체적으로 그리며 콘텐츠를 다듬어 나가야 한다. 나는 아예 원고를 프린트해서 어딘가 낯선 장소에 가서 이 작업을 하곤 했다. 


- 책을 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기 : 독자 설정, 주제 설정

- 책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기 : 레퍼런스 보기, 컨셉 설정

-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기 : 목차 및 스토리 플로우 기획, 제목 짓기

- 믿을만한 친구들에게 초고를 보여주며 그들의 피드백 듣기 (어디에 밑줄 치는지 보기)


디자이너 정체성으로 해야 하는 일

이제 기술적인 영역이다. 사실 책은 무엇으로든 만들 수 있다. 한글 문서에 써서 만들 수도 있고, 파워포인트도 만들 수도 있다. 나는 디자인 욕심이 있는 편이라 인디자인을 독학해서 만들었지만, 그 전에는 파워포인트로도 책을 만들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의 레퍼런스를 찾고, 그것을 기준으로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방법이다. 


- 책의 판형 및 여백 정하기

- 폰트 및 스타일 정하기 (자간, 행간, 폰트 사이즈 등)

- 디자인 컨셉 및 규칙 정하기 (타이틀 디자인, 페이지, 간지 등)

- 표지 디자인

- 독자의 관점에서 책이 지루하지 않게 시각 요소 삽입하기


마케터 정체성으로 해야 하는 일

'책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작년 12월 즈음이니, 실제 텀블벅 오픈까지는 5~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이제는 책을 팔아야 할 때다. 나는 텀블벅에서 런칭하기로 결심했고, 책이 제작되고 나면 독립서점 입고도 알아보려고 한다.


- 세일즈 스토리 작성하기 (펀딩 스토리, 입고 제안서 등)

- 제품 사진 준비하기 (아직 실물 제작 전이니 목업 파일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 콘텐츠의 매력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자료 수집 (책 속의 문장 발췌, 리뷰 등)

- 개인 SNS에 홍보 콘텐츠 업로드

- 내 책을 좋아할만한 커뮤니티에 홍보하기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이 정도. 독립출판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종종 올려 봐야겠다. 시간이 지나 잊어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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