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허브. 자유롭게, 하지만 제대로!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들뜨는 마음을 누르기가 힘들었다. 초대를 받는다는 건 왜 이렇게 설레는 일일까.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그 약속을 지키러 가는 그 기분, 정말 너무 좋다.
상수동 골목 여기저기를 휘휘 둘러보며 길을 찾던 중, 심상치 않은 주택을 발견했다. 창문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오색 찬란한 조명. 저기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공간이 펼쳐졌고 소리 지르며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쯤에서 BGM 좀 틀어주세요.
스푼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들.
스푼의 풀네임은 '스푼잉글리쉬'. 영어 가르치고 배우고 그런 곳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공연장 같기도 하고, 외국의 어느 게스트하우스같기도 한 이 분위기.
"여기는 사실 사무실이고, 우린 컨설팅 그룹에 가까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범상치 않은 바이브를 드러냈던 진 언니가 이 곳의 대표 스푸너다. 현대카드와 컨버스 등에서도 다양한 뮤직 프로젝트를 벌여왔을만큼 문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다양성을 추구해 온 사람. 그런 언니를 닮은 스푼잉글리쉬는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다양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1:1 튜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어는 학습의 대상이 아닌 결국엔 소통을 위한 '문화'라는 게 스푼의 철학이다.
스푼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검증한 시스템 '계량스푼'으로 개인별 영어 능력을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영어가 필요하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기에 - 자신의 상황과 취향에 맞춰 커리큘럼을 디자인한다고. 좋아하는 부분부터 이야기해야 영어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커리큘럼으로 영어를 배우게 된다. 계량스푼이라니! 너무 재치있는 표현이다.
열린 태도 하지만 가르칠 때만큼은 프로페셔널. 자유분방하지만 믿을만한 스푼의 튜터들은, 진언니와 참 많이 닮았다. '인사가 만사야.' 사람의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언니가 까다롭게 'Pass'를 외친 뭔가 다른 튜터들이 이 곳에 있다. 게다가 영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해주는 코칭 시스템까지.
공간 한가운데 놓인 5 MINUTES DRAWING BOOK이 스푼의 문화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책으로 재탄생하는 영어필사 프로젝트, 하우스콘서트, 필름나이트, 고잉아웃 등 스푼만의 문화가 너무 매력적이다. 그 개더링에 참여하고 싶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게다가 스푼의 튜터들만큼이나 매력적인 회원들! 끼고 싶은 커뮤니티다.
"그런데 왜 스푼이에요?"
"응, 다 떠 먹여 준다고. 하하하!"
언어를 배우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시간의 제약이라고 생각한단다. 불규칙한 야근과 외근, 갑작스러운 업무, 이런 것들이 영어에 대한 갈망을 계속해서 방해하기에 스푼은 원하는 곳으로 원하는 시간에 '직접' 찾아가는 형태다.
그녀는 다음 주 베를린으로 간다고 했다. 그 곳에서 클럽을 투어하고 그 에너지를 받아 돌아온 후에는 스푼을 보다 대중적으로 알리고 멤버쉽 서비스도 런칭할 계획이라고 한다. 직접 작곡했다는 샹송을 부르고 춤을 추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다 말고 하는 말.
"내가 그래도 기획은 제대로 한다고."
브랜드라는 건 결국, 만드는 사람이 오롯이 담기는 거구나. 어떤 사람이 오랜 시간 자기 철학을 탄탄하게 다져온 결과물이 브랜드가 되는 거구나. 새삼 느끼게 됐다. 영어를 통해 삶이 더 즐겁고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제안하고 싶다는,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다양한 세계와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한다는 스푼. 진짜 존멋탱. 내가 교육서비스를 사랑하게 될 줄이야. 이렇게 예찬한 뒤에 하는 말로 적합하진 않지만, 나만 가입할거야!!!! 스푼 내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