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100일 글쓰기
고객을 처음 만나는 곳은?
기존 고객이거나 예비 고객이거나 고객과의 첫 대면은 견적서다. 견적서는 나의 얼굴이자 신용인 셈이다. 축구를 아무리 잘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처럼 아무리 많은 잠재고객을 만나고 다녀도 팔지 못하면 헛수고다. 결국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발주를 받아야만 이익을 낼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첫 대면도 견적서고 최종 단계도 견적서다. 깔끔한 견적서 한 장은 발주를 부르는 치트키다.
견적서는 견적서 다워야 한다
고객사 담당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메일로 많은 견적서가 날라 온다고 봐야 한다. 담당자는 여러 업체에 견적서를 비교해보고 최종 선택을 한다. 물론 그전에 인맥이나 친분, 그 밖의 이유로 결정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필요한 물건에 대해서 비교견적을 받아보고 그중에 가장 좋은 업체를 선정한다. 미팅을 나갔을 때 깔끔한 복장과 신뢰 있는 말투의 상대에게 끌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견적서도 마찬가지다. 견적서 한 장에 모든 걸 담아야 담당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견적서는 소설이 아니다.
좋은 견적서란?
패트릭 G 라일리의 저서 ‘더 원 페이지 프로포절’은 한 장의 기획서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핵심은 길지 않다. 가장 중심적인 내용이 군더더기 없이 한 장에 간결하게 담겨 있다. 그 안에 담당자를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넣어야 한다. 나도 제품을 매입할 때는 필요한 견적을 복수의 업체로부터 받아 본다. 몇 군데 받아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성의 없는 내용과 형식으로 보낸 업체는 일단 가격이 싸도 탈락이다.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심을 담아서 정확하게 보낸 업체의 견적서는 누가 봐도 눈에 들어온다. 거기다 가격까지 베스트한 업체라면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된다. 사람들의 눈은 비슷하다. 좋은 내용을 간결하게 담은 업체의 견적서에 눈이 가게 된다. 따라서 간결하고 강력한 견적서를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선 회사 로고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스스로 만들기 어려우면 인터넷 검색만 해도 저렴한 가격에 회사 로고를 만들어 주는 업체들을 찾을 수 있다. 로고는 꼭 제작해서 견적서에 담기 바란다. 작은 거 하나에도 아마추어가 아님을 나타내야 한다. 그리고 견적에 담을 제품의 핵심 단어를 파악해야 한다. 상품에는 대표적인 기능이나 장점들이 있다. 그러한 내용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경쟁업체보다 무엇이 나은지 견적서 안에 들어가 있어야 어필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을 쓰다 보면 필력이 늘듯이 꾸준히 견적서를 작성하다 보면 어느덧 제품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늘어나는 견적서 관리
견적서는 폴더관리를 해서 날짜만 보고도 언제든지 열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주었던 견적을 재문의하거나 반복 구매 시, 쉽게 찾아서 작성 시간을 줄이고 빠르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자료가 없으면 변경된 사항을 적용하기 어렵다. 견적서뿐만 아니라 모든 자료는 DB화해야 효율적인 관리가 된다. 1인 기업(소기업)은 시간이 돈이다. 혼자서도 열 사람 일을 하려면 체계적인 자료관리가 필수다.
좋은 견적엔, 좋은 구매가 있다
모두가 중요한 절차지만 결국 구매를 잘하면 견적서도 잘 쓰게 된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견적서의 내용이 좋아진다. 구매력에 견적서 작성 능력을 더하면 발주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구매는 견적이고 발주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견적서는 두 번, 세 번 말해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중요한 작업이다. 첫인상이 사람을 평가하듯이 기업 간 거래에서는 견적서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첫인상이 좋지 않은데 다시 보고 싶은 이유는 생기지 않는다.
1인 기업(소기업)의 가장 중요한 업무
나는 하루 종일 견적서를 보내고 하루 종일 구매를 한다. 이미 일상이 되었지만 이 일이 기본이 되어 이십년 동안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결국 견적서로 먹고사는 셈이다. 어느 분야든 기본이 되는 업무가 있다. 기본은 철저히 다져가야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도 내 컴퓨터 하드에는 이십 년 동안 작성했던 견적서가 업체별로, 연도별로 저장되어 있다. 언제라도 열어보면 당시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변함없이 잘 나가는 회사도 있고 지금은 없어진 거래처도 있다. 견적서만 봐도 회사의 흥망성쇠가 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견적서를 보면 당시에 견적을 성실하게 작성했는지, 대충 작성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내용과 폼만 봐도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작성자가 그렇게 느낀다면 고객사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 역할을 하는 견적서
요즘엔 빅 데이터로 구매패턴을 분석하는 추세인데, 수없이 쌓인 견적서로도 거래처의 구매패턴을 예상할 수 있다. 내 경우 어느 시기에 컴퓨터를 구매했고 소프트웨어는 언제 갱신하면 되는지 고객에게 미리 말해주면 사전에 준비할 수 있어 담당자도 고마워한다. 그런 정보들은 고객 입장에서 본인의 업무를 편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러한 교감이 그냥 감으로만 이루어질 순 없다. 견적서란 회사의 얼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1인 기업(소기업)을 시작할 때 홈페이지를 만드는 걸 추천한다. 그런데 홈페이지만 밤낮으로 회사를 알리는 건 아니다. 잠재고객이든 기존 고객이든 꾸준히 보내 놓았던 견적서는 언제라도 나 대신 활동하는 회사의 최고 영업사원이다. 고객은 받아논 견적서를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게 된다.
견적서의 팩트체크
견적서에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면 견적서에 담긴 내용은 정확해야 한다. 나중에 발주가 나면 반드시 견적대로 납품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견적서를 작성하다 보면 바쁘거나 여러 장의 견적을 동시에 작업할 때 내용을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 스펙이 달라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가령 용량이나 수량을 적게 표시해서 발주할 때 생각지 못한 비용이 나가는 경우다. 발주가 나서 기뻐하다가 오표기 된 내용 때문에 마이너스 마진을 볼 수도 있다. 견적서를 작성할 때는 원하는 스펙인지 꼼꼼히 체크하고 고객에게도 최종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일을 처음 시작하거나 다뤄보지 않았던 제품을 취급할 때 특히나 유의해야 한다. 오래된 고객과는 신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잘못 나간 견적에 대해서 양해를 구하고 정정할 때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상거래에선 견적서가 잘못 나간 것에 대한 책임은 공급자에게 있기 때문에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일이 종종 생기게 되면 거래처는 신용의 문제로 삼기 때문에 다음번 구매 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견적서로 먹고 산다
견적서 한 장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딱 맞다. 그만큼 견적서는 회사의 대표 영업사원이다. 경험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작성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다면 연습을 통해서라도 작성법을 배워야 한다. 글 잘 쓰는 사람은 결국 많이 써본 사람이듯 견적도 많이 써봐야 는다. 자신의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절실하다면 견적서에 적는 한 글자도 소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