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만 바꾸어도 관계가 개선되는 매직
“너 말을 왜 그렇게 해?”
“내가 뭘? 나 그냥 평소대로 말한건데?”
“근데 말투가 왜 그런건데."
“내 말투가 뭐 어떻다고 그래? 너무 유난 아니야?”
얼마 전 나와 남자친구의 실제 대화 일부이다. 벌써 5년차 커플인 우리는 근래 들어 부쩍 사소한 것으로 다투는 일이 잦았다. 특히 싸우는 원인이 되는 것의 대부분이, 남자친구의 말에 의하면, 나의 '말투' 때문이었다. 남자친구는 말했다.
“너는 아무렇지 않게, 아무런 감정도 편견도 들어있지 않은 평범한 상태에서 말한다고 하지만, 정말 네 말이 진실이라면, 너는 말투에 그냥 짜증과 예민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사람인거야. 그리고 넌 그걸 고칠 수 없을거야.”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 처절하게 부정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지 않은가? 타인이 나에 대해서 “말투에서 짜증이 배어나오는 사람"이며 이런 말투는 천성적인 것이기 때문에 “평생 가도 고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저주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대는데, 곧바로 “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난 그런 사람이고, 평생 이걸 고칠 순 없을거야”라고 쿨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난 곧바로 응수했다.
“아니, 난 고칠 수 있어. 난 내가 그렇게까지 막장인, 희망도 기대도 뭣도 없는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싶지도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흔하디 흔하면서도 어쩌면 진리라고도 할 수 있는 문장을 들이대며 확신에 찬 내 말을 가로막았다. 나는 다시 한 번 내 생각(이라 말하고 변명이라고 할 수도 있는)을 확고하게 이야기 했다.
“그래, 생각해보면 내 말투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난 무의식 중에 내뱉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말투로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다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어. 하지만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빴다면, 이유가 있으니 기분이 나빴겠지. 그리고 넌 지금 나에게 네가 기분 나쁜 이유를 ‘내 말투’ 때문이라고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으니, 우리 사이에 싸움의 원인이 내 말투였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겠네. 이 점에 대해서는 미안해.”
방금 지적 받았던 말투를 ‘특히’ 신경쓰며, 이렇게까지 내 생각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니 그 사이에 남자친구도 화가 조금은 누그러진 듯 보였다. 이후 우리는 어떤 점이 기분이 나빴는지, 말투가 어떠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말해주길 바라는지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사귄 기간이 오래되었고, 그만큼 연애 초반보다 나이도 들었기 때문에 대화의 깊이와 서로에 대한 이해심도 덩달아 깊어졌는지 싸운 이후의 대화도 비교적 차분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 남자친구에게 섭섭함과 서운함을 토로하기보다는 나의 대화 방식이 어떠했는지, 말투와 단어 선택이 적절했는지, 상대방을 너무 편하게만 생각하고 내 입장에서만 말을 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더불어 말 한 마디를 건네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말투는 조곤조곤, ‘같은 말이라도 더 다정하고 틱틱거리지 않게'를 늘 염두에 두며 말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남자친구는 나에게 ‘굉장히 차분해졌다. 대화가 더 잘 통하는 것 같다'라며 나의 변화를 놀라워하고 좋아했다. 이전 같았으면 분명 한 번쯤 다투고 넘어갔을 주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야기를 꺼내니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사이에 다툼도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사라졌다.
말투의 중요성에 대한 책은 서점에 가도, 아니 굳이 서점까지 갈 필요도 없이, 우리 집 서재에만 가도 2~3권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널려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을 접할 때면 “아니, 이런 말도 하면 안 되고 저런 말도 하면 안 되고… 이런 때에는 이렇게 말해야 하고, 이렇게는 말하면 안 되고. 그럼 무슨 말을 하고 살 수 있는거야? 도대체 말을 할 수는 있는거야? 이럴거면 그냥 말 안 하고 사는게 속 편하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받는 상황이 되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음으로 가깝게 ‘말투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말투를 바꾸니 일상이 달라졌어요!>
TV나 라디오 광고에나 나올 법한 광고 문구 같지만, 설사 그런 광고 문구처럼 촌스럽다고 해도, 이건 정말 진짜다. 말투를 바꾸니 일상이 달라졌다. 비단 남자친구에게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심지어 일상에서 매일 마주치는 편의점이나 카페 종업원들에게도 더욱 친절해지고 웃는 얼굴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나니 행동도 확신에 찬 태도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말투에 변화를 주니 일상이, 아니, “인생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