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을 꿈꾸고 있을까

- 이지영 <<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를 읽는 밤

by 목요일그녀


2017년 12월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용돈 기입장도 제대로 써보지 않은 사람이었다.


둘째가 태어나가 직전, 어쩐지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가계부 쓰기는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하루도 밀리지 않고 적고, 한 주에 한 번씩 꼬박 정리를 해서 올렸다.


뭐가 달라졌을까?


첫째. 소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둘째,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식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셋째, 충동구매하던 감정적 지출이 줄었다.

넷째, 한 달에 내가 지출하는 항목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다섯째, 한 달 지출하는 생활비 예산을 세우고 우리 가족에게 적정한 지출이 얼마쯤인지 대략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섯째, 예비비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큰 소득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지금도 그렇다.

신용카드를 꼭 필요한 것만 빼고 없앴고, 통장 나누기를 통해 생활비, 용돈, 예비비 용도로 나누어 사용하게 되었다.

어쩐지 계획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도 했다.

매주 단위로 가계부를 정리해서 올리면서 한 주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구나,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일 년쯤 지나자 뭔가 허전해졌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어딘지 모르게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비에 대한 기록은 있지만 수입과 저축, 소득에 대한 기록은 여전히 없었다.


직장인들의 월급이 늘 그렇듯 크게 달라지지 않는 고정 급여가 들어오고 그게 주수입이다 보니 절약하는 것 말고,

그래서 아끼고 (선저축 후지출이라는 절약의 기본 룰 같은), 아끼는 것 밖엔 없을 것 같았다.


가계부를 쓰면서 이런저런 책을 찾아 읽었지만 (물론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특별하게 나를 변화하게 해주진 못했다.

역시, 나의 수입이 늘 고정적이라는 틀에 갇혀 있었으니까.


그리고 가장 큰 이유,

'나는 부자가 되기를 꿈꾼 적이 없다'는 것.

그러다 보니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한다거나, 투자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욕심 자체를 부릴 줄 몰랐다.

나의 소비는 늘 나의 시간을 조금 더 아낄 수 있는 방향으로, 시간과 약간의 돈을 맞바꿔야 한다면 기꺼이 지출하는 쪽을 선택하곤 했으니까.

그리고 책을 통해 읽는 부동산에 투자하기라든지, 앱테크라든지, 주식투자라든지 이런 것들은 엄두도 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내게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 책 역시 이전에 읽은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아껴야 하고, 저축을 먼저 해야 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있겠지 하는 생각.

나의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감과 동시에 어쩌면 엄마들에게 어, 혹시 나도?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자신만의 '강점'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책 제목은 '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 책 제목 앞에는 '엄마의 강점을 돈으로 바꾸는'이라는 문장이 붙어 있지만,

나는 굳이 '엄마'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꼭 엄마만 경제 독립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엄마'들이 훨씬 경제적 독립에 목말라 있으려나. 나를 포함해서.


아마 당신은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은 열망으로 이 책을 펼쳤을 것이다. 명심하자. 지금 이 자라에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절대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나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바로 지금부터 나 자신이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관찰자가 되어주고, 이를 개발해줄 트레이너가 되어주자.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나의 강점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그 길의 끝에는 경제적 자유와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강점 재테크의 시작이다. 부디 당신을 믿고 강점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당신은 가슴 뛰는 삶을 사는 동시에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제2의 멋진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용기 있는 엄마만이 멋진 삶을 얻는다> 중에서, p11


책을 읽기 전 프롤로그에 읽은 '강점 재테크'라는 말이 잘 와 닿지는 않았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자신이 생긴 건 아니지만, '아 그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와 '괜찮다, 나도 기회가 되면'이라는 약간의 기대가 생겼다. 물론 소극적인 기대다. (쉽게 변할 수 있다면 누구나 다 부자가 됐겠지)


의심 많은 독자인지, 혹은 부정적인 독자인 것인지, 나는 지금도 재테크를 통해 재산을 불렸다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현실감이 없다.


이 책의 저자 역시 '1,500만 원의 신혼살림을 20억 자산으로 불린 경제 멘토'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는데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진짜 가능하다는 게 여전히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다른 경제 서적(엄마들이 쓴) 보다 흥미를 끌었던 건 위에서 먼저 언급했던 '강점 재테크'라는 말 때문이었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것으로 인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끊임없이 '나'에 대해,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 미래의 '나'를 상상해 보게 했다.

막연한 희망이나 꿈이 아니라 현실적인 바탕 위에서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면 두 가지다.

더 절망하거나, 조금은 희망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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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부터 4장까지 차례로 따라가면서 읽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

1장에서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건네고 2장에서 어떻게 하면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고, 3장에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게 하고 4장으로 가면 1,2,3장에서 고민한 것들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자신이 브랜드가 될 수 있는지(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내'가 나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경제적인 수입일 얻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히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듣게 할 만하다.

어쩐지 그게 정말 허황된 이야기인 것만 같지는 않아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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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유형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 것도 도움이 되었다.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떤 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사람인지(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생각해 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금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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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강점 분야를 찾아내기 위한 질문에 한 번 대답해 보자.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면, 시작하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그리고 나를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

무엇이든 '나'를 중심에 두지 않으면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


이 책이 건네주는 희망은 '아직 나를 믿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 있어!'라고 말해주는 데 있는 듯하다.


재무 코칭을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내가 무얼 할 수 있겠어'가 아니라 '내가 노력하면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라는 자기 믿음 말이다. 멘티들 중에는 박봉에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나는 일단 좀 더 나은 근로 환경을 갖춘 곳에 이력서를 넣고 부지런히 이직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그럴 때 멘티들의 이력서를 한 번씩 검토하는데 그들의 이력서 초안은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중략)
지금은 힘든 현실을 겪고 있을지라도 그것이 영원하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지금 어디에 사는가', '지금 돈이 얼마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행복으로 가는 길에 들어설 수 있을까? 자신의 가능성을 온전히 바라봐 주지 않는데 어떻게 성공으로 가는 길에 들어설 수 있을까? 스스로 자신의 성공을 믿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당신의 성공을 믿어줄 리 없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나만큼은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부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
- <부자 엄마가 되기 위한 첫 스텝은 자기 믿음> 중에서, p39



박봉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에 어지간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기 힘들 것이다.

어쩌면 '열심히 하면 다른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어'라는 마음보다 '나는 부족해서 이 정도가 딱 인지도 몰라'라고 스스로를 낮춰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할 수도 있다. 환경은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충분한 요인이 된다.

내가 아무리 의욕이 넘치고 자신감이 넘쳐도 내가 속한 조직이, 내가 속한 집단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 때 오는 좌절과, 절망은 내 의지를 한순간에 꺾어버리기도 하니까.


'나만큼은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결국은 자존감의 문제.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다음 단계로 한 발 뗄 수 있는 작은 용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아주 작은 용기(한 스푼) 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처음부터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 고민하고, 고민해서 얻어낸 결과를 그냥 묵힌 것이 아니라 되든 안 되는 해보자! 하고 첫 용기를 낸 그 시점. 그게 바로 저자를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보낸 결정적인 계기가 아니었을까.


물론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는 부모를 잘 만나 아무런 걱정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유학도 다녀온다. 반면 누군가는 철이 들기도 전부터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세상의 어려움과 냉혹함을 겪어야만 한다. 하지만 세상은 어떻게 태어났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을 때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고 쉽게 포기한 채 주저앉는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을 때 거기서 벗어나기를 갈망하고 이를 위해 행동한다.
결국 콤플렉스에 갇혀 좌절하느냐, 콤플렉스 탈출해 이겨내느냐는 이런 갈망과 행동, 끊임없는 자기 투자에 달려 있다. 그러니 콤플렉스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당신이 숨기고 싶었던 약점과 콤플렉스를 과감히 강점으로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 <부자가 되는 두 가지 공식> 중에서,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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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 / 저자 이지영 / 출판 비즈니스북스 / 발매 2019.07.16.


덧붙임


1.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를 많은 예를 들어 이야기해주는 실전서에 가깝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져봐'에 방점을 찍고 읽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리뷰를 읽은 누군가가 너무 딱딱한 내용 아닌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해 놓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까 봐 (그러면 너무 아쉬워서) 덧붙인다. 단계별로 실전에 가까운 팁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 많다. 따라서 해보고 싶을 만큼.


2. 최근에 읽은 '엄마'라는 타이틀이 붙은 경제 서적(엄마 멘토들이 직접 쓴)을 읽고 저자의 이전 혹은 이후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나와는 어쩐지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희망보다는 읽을수록 절망이 더 깊어지는 것 같은 일종의 자격지심도 한몫했을 듯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쓴 전작은 한 번쯤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3.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어쩐지 책 제목이 조금 아쉽다. '경제 독립'보다는 '브랜드'에 방점을 찍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4. 나의 가계부 쓰기는 의미가 있는 일일까,를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매달 일정 금액의 생활비 내에서 그것을 지켜 썼는지, 넘치게 썼는지 그걸 정리하는 수준의 가계부에서 이제는 조금 벗어나고 싶다는 욕심이 빼꼼,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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