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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un 30. 2023

그래서 난 오늘도 다이소에 간다

천 원을 경영하라(박정부, 쌤앤파커스, 2022)

출퇴근하는 길목에 다이소 매장이 하나 있다. 일하는 사람, 물건 찾는 사람, 그냥 구경하는 사람까지 항상 분주하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깔끔하게 잘 정리된 매장에는 정말 '다 있소'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생필품이 채워져 있고 가끔은 '이런 가격에 이런 아이디어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채로운 보물들도 '짜잔' 나타나곤 한다.


그 다이소의 탄생과 성장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이다. 40대 중반,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다소 늦었다고 할 수도 있을 나이에 무역 유통업에 뛰어들어 전 세계를 누비고 마침내 한국에 균일가 매장의 프랜차이즈화를 성사시킨 저자의 회고와 도전 정신, 그리고 남다른 고집이 잘 녹아들어 있다.


"천 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책 전체를 아울러 이 한마디를 핵심 주제로 뽑고 싶었다. 저자도 이야기했지만 처음에 다이소를 접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저 '값싼 상품'을 파는 곳으로 여겼다. 하지만 다이소에는 '당당한 품질'이 고집스레 녹아 있었다. 품질에 대한 억척스러운 고집이 가성비와 가심비를 뽑아낸 것이다. '이게 정말 천 원이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상품이 다이소에는 즐비한데, 그 이면에는 품질에 대한 고집스러운 열의와 수없이 많은 실패를 반복하며 쌓아 올린 노력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 열의와 노력은 단순히 서류 몇 장, 검토 몇 번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답은 현장에 있지 않던가. 현장을 누비며 생산자, 제작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였다. 그런 발품팔이가 없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노력 없는 성공이란 있을 수 없음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다이소의 스토리다.


그래서 다이소에는 언제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끊임없는 노력이 빚어낸 마침내의 성공이  담긴 제품과 매장인 까닭이다. 세세한 이야기까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다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편안함, 편리함, 그리고 세심함. 그건 굳이 스토리를 듣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 느낌이 변하지 않도록 다이소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물론 함께 포함되어 있다.


오늘도 다이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갈 것이다. 필요한 것들을 내어주고 또 필요할 것들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 다이소에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일련의 바람들이 모이고 쌓여 다이소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국민만물상'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기대도 살짝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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