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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ul 26. 2023

한탄할 시간에 더 치열하게 살자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데이원, 2023)

별다른 디자인 없이 밋밋한 흰 표지에 자전거 한 대가 놓여 있는 책. 다른 책들보다 얇은 두께의 종이를 썼는데 쪽수는 무려 726페이지에 달한다. 그런데 가격은 7,200원. 페이지 양에 한번 놀라고 가격에 한번 더 놀라지만 정작 다 읽고 난 뒤에는 그 내용에 놀랄 수밖에 없다.


노력해서 부자가 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쏟아놓는 조언과 충고는 말 그대로 거침없다. 부처님, 공자님 같이 점잖고 순화된 표현을 기대한다면 애초에 접는 걸 권한다. 저자 역시 본인의 말이 따끔한 바늘처럼 찌를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으니까.


읽어보면 실제로 따끔한 바늘을 넘어 때로는 사정없이 몰아치는 채찍질 같기도 하고 때로는 속 시원한 욕쟁이 할머니를 만난 기분도 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표현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부자'라고 규정할 수 있을 만큼 재산을 모은 진짜 경험자다. 그가 침을 튀겨가며 던지는 바늘과 채찍은 모두 경험에 기초하고 있고 그 경험은 단단하고 견고하다. 쉬운 길만 찾으려는 사람들은 아픈 것을 넘어 기분 나쁠 수 있을 만큼.


그런 사람들의 눈에는 '꼰대의 잘난 척'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는 그 또한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각성할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모든 이들에게 친절을 베풀 만큼 한가해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진정성 있는 노력 여부가 부자가 되고 말고를 결정한다. 자기가 처한 환경이 잘못되었다고 책임을 돌리거나 처지를 비관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에게 성공은 저절로 찾아와 주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을 바란다면 그건 로또 한 장에 인생을 거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허드렛일이라도 그 안에 성공이 숨어 있을 수 있고 기회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는데 언제까지 환경 탓, 처지 탓만 할 것인가. 그럴 시간에 자기 일에 집중하고 하나라도 더 집요하게 파고들어가 보는 것이 현명하다.


따끔한 바늘에 찔려 보니 뜨끔한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얕은 지식으로 다 아는 것처럼 으스대고 적당히 면피할 만큼 살면서 더 큰 성공을 꿈꾸는 현실을 반성하게 된다. 물론 이런 반성도 잠시뿐, 다시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습관 속으로 돌아가 시간을 허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꺼번에 바꿀 자신은 솔직히 없다. 하지만 가장 아픈 구석부터 차근차근 바꿔볼까 한다. 그러려면 진짜 실력을 갖춰야 한다. 실력도 갖추지 않고 말부터 앞세우다 보면 진짜 꼰대가 되어가는 게 아니겠는가.


미루지 말자. 더 치열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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