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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Aug 30. 2023

성공하려면, 협력하라

여럿이 한 호흡(트와일라 타프, 21세기북스, 2011)

창의성과 마찬가지로 협력 역시 습관. (중략) 협력은 '더 나은 인간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시작된다. (p.23 / 우리는 나보다 힘이 세다)


트와일라 타프는 천재 안무가이자 무용가로 유명하다. 150편 이상의 작품을 만들었고 여러 무용단을 이끌며 찬사로 가득한 공연들을 성공시켰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며 새로운 발레 장르를 탄생시켰고 그러한 창의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협력'을 강조한다. 사실 그녀의 협력은 어릴 때부터의 습관과 경험에 기인한다. 쌍둥이 남동생들을 가르치면서 둘 사이의 미묘한 차이(한 명은 점프를, 한 명은 턴을 좋아했다)를 조화시켰을 때 나오는 시너지를 발견한 것이다. 서로 다른 것들이 조화를 이뤄냈을 때 발휘되는 상생의 힘. 이 폭발적 에너지를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 나은 인간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협력할 수 있고 그러한 고민과 협력의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타프는 강조한다.


당신이 함부로 소리를 질러대는 그 또는 그녀는 기발하고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일 수 있다. 야심 있고 성공할 만한 싹일 수도 있다. 언젠가 당신의 상사가 될 수도 있으며,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 당신에게 꼭 필요한 누군가가 될 수 있다. 인생의 여러 단계 중에서 지금 조수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p.84 / 같은 장소에 없어도 힘을 모을 수 있다)


협력의 기본은 존중이다. 그러나 소위 위계가 있다는 조직이나 문화 속에서 존중은 쉽게 무시되기 마련이다. 단순히 지위의 높고 낮음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존중하지 않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지위가 높다고 해서 누군가를 존중하지 않아도 될 권리까지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협력은 진정성 있는 수평적 관계 속에서 기본적으로 더 큰 상생의 힘을 얻는다.


변화는 외부인이 갈망하는 것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조직 바깥에 있는 그들의 피는 끓어오르고 꿈을 이루고 싶어 조급해한다.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융통성을 발휘한다. 반면 조직은 느리고 현실적이다. 그러나 외부인과 조직이 만나 협력하면 결국 변화가 찾아온다. (p.124 / 위기는 자발적 협력을 부른다)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빠른 결과를 원한다. 그러나 이미 체계를 갖추고 있는 조직은 무겁고 천천히 선회한다. 타프는 '협력'이라는 고리만 잃지 않는다면 결국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시간이다.


변화를 원하는 외부인이 조직의 내부로 진입했을 때 그들의 시간은 조직의 시간을 간과하기 쉽다. 빠르고 융통성 있게 움직이던 그들의 시간이 조직의 내부를 이리저리 휘저을 수는 있지만 결코 조직은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조직의 회복 탄력성은 생각보다 견고하고 단단하다. 그렇다고 답답한 나머지 조직을 공격하기 시작한다면 원하는 방향의 변화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협력은 점진적 방향의 혁명을 위한 수단이다. 서로의 시간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 건 그 때문이다.


진정한 우정을 얻었다면 당연히 그것을 보호하고 싶을 것이다. 함께 일하는 건 위험하다. (중략) (정말로 영리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비밀을 기꺼이 남과 나눈다. 다른 이들이 자신의 방법을 이용해 똑같은 결과물을 낼 것이라 우려하는가? 그렇지 않다. 탁월함은 기술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협력자는 친구가 아니다)


'친한 친구와는 동업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협력을 하다 보면 쓴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하지만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정은, 생각보다 쓴소리의 주고받음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협력자는 친구가 아니다. 친구라고 여긴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야기하고, 들어라. No!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진짜 능력자가 맞는지 의심할 필요도 있다. 나를 배워서 나를 능가할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탁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한 협력 관계는 오히려 공유하고 성장함으로써 더 큰 발전을 이뤄내는 관계일 것이다. 독점은 협력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성과를 걷어차는 아둔한 고립일 뿐이다.


우리는 약점을 지닌 존재다. 그럼에도 인간은 아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이때 다른 이들이 친구나 협력자가 돼주는데, 그러면서 약점은 점점 마모되어 다룰 수 있는 크기로까지 작아지기도 한다. (함께 일하라, 혼자서는 결코 축배를 들 수 없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되는 상상은 오래전부터 두려움으로 존재해 왔다. 예단컨대 인간이 협력을 포기하는 순간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여러 기본적인 생존 능력이 다른 동물들보다 부족했던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에는 약점을 인정하고 뭉치려는 시도가 존재한다. 협력이 강화될수록 많은 약점은 극복가능한 수준으로 작아지게 된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협력은 곧 생존이다.


타프의 이야기는 '모든 협력은 곧 사랑 이야기'라는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협력은 보다 나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여 나의 많은 약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사랑하는 이들이 어떤 용기까지 발휘할 수 있는지 떠올려보라), 그리고 성취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홀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것은 생존을 위해서든, 더 큰 성과를 위해서든 동일한 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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