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by 서툰앙마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모락거린다.

카메라 렌즈에 혹여 담을까 싶어

연신 버튼을 눌러보지만

눈으로는 볼 수 있는 것이

렌즈로는 잡아내질 못하는구나.


분명 눈에 보이는 것들이

분명 나는 알 수 있는 것들이

정작 증명해낼 수 없어 답답한 경우가 있다.


그런데 말이지.


굳이 꼭 누군가에게 증명해야 할까.

굳이 꼭 그게 무어라고 설명해야 할까.

증명할 수 없어도

그게 그 자체로 내게 소중하다면

의미 있다면

그대로 두고 나만 보지 뭐.

그대로 두고 그런갑다 하지 뭐.


아지랑이가 눈 위로 아른거린다.

렌즈는 포기한다.

내 눈 안에 담았으면

그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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