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에게
내 그대를 생각함은
흔한 일상 속
스치는 인연만큼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사소함이
이렇듯 손편지를 쓰도록
잡아 이끄는 걸 보면
귀하와의 인연,
그 무게만큼은
내 마음속 중한 부분 어딘가를
꾸욱 누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오.
그것이 시간의 페이지든
그리움의 페이지든
또는
그저 추억의 단상
그 어느 한 장의 휴지 조각이든
꼭꼭 눌러
귀하를 어떻게든 한 번은
내게 소환하고프도록
만드는 것 같소.
시간이 흘렀고
사람도 흘렀고
때로는 눈물도 흘렀건만
귀하의 무게는 문득문득
내 손을 이끌어
이처럼 손편지를 쓰도록 이끈다오.
보내지도 못할 거면서
보낼 곳도 알지 못하면서
때로는
밤새 단 한 자 쓰지도 못할 거면서
이처럼 펜대만 만지작거리는
어찌할 바 모를
어리석음.
그리고 귀하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