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 10도의 달리기
영하 10도.
이불속에서 나오기 선뜻 두려워진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습관을 만들기 어려울 터.
단숨에 이불 킥하고 옷장을 열었다.
모자가 달린 가벼운 옷을 먼저 걸치고 그 위에 두툼한 겉옷 하나를 더 걸쳤다.
장갑도 필수.
추운 날씨에는 땀이 금방 얼기 때문에 보온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1층 현관을 나서니 확실히 보통날과는 다른 찬 기운이 엄습한다.
공원에도 평소보다 사람이 줄었다.
눈이 내린 이후의 영하 10도다 보니, 트랙 바닥에 눈이 얼어붙었다.
이럴 땐 준비운동도 할 겸 한 바퀴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코스를 살핀다.
괜히 무리해서 미끄러운 바닥을 잘못 디디면 관절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충분히 뛸 수 있는 지를 점검하고 나서 서서히 뛰기 시작한다.
눈이 녹은 길 중심으로 코스를 좁히고, 부득이하게 눈 위를 지날 때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인다.
몇 바퀴를 뛰고 땀이 조금 올라올 무렵, 약 25m 정도의 완전히 눈 녹은 코스만 공략키로 했다.
왕복 달리기!
꼭 코스를 빙빙 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코스를 정해놓고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오히려 운동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반대 방향으로 뛰어보니 못 보던 풍경도 보여 좋다.
세상사 꼭 한쪽 방향으로만 뛸 필요는 없다.
반대로도 뛰어보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영하 10도의 달리기 덕분에 바닥도 한번 더 보게 된다.
25m마다 트랙에 숫자로 표시되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내 주변의 작은 것들을 조금 더 깊이 살필 때, 새로움은 또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