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도 달린다(#2)

# 영하 10도의 달리기

by 서툰앙마

영하 10도.


이불속에서 나오기 선뜻 두려워진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습관을 만들기 어려울 터.

단숨에 이불 킥하고 옷장을 열었다.


모자가 달린 가벼운 옷을 먼저 걸치고 그 위에 두툼한 겉옷 하나를 더 걸쳤다.

장갑도 필수.

추운 날씨에는 땀이 금방 얼기 때문에 보온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1층 현관을 나서니 확실히 보통날과는 다른 찬 기운이 엄습한다.

공원에도 평소보다 사람이 줄었다.

눈이 내린 이후의 영하 10도다 보니, 트랙 바닥에 눈이 얼어붙었다.

이럴 땐 준비운동도 할 겸 한 바퀴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코스를 살핀다.

괜히 무리해서 미끄러운 바닥을 잘못 디디면 관절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충분히 뛸 수 있는 지를 점검하고 나서 서서히 뛰기 시작한다.

눈이 녹은 길 중심으로 코스를 좁히고, 부득이하게 눈 위를 지날 때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인다.


몇 바퀴를 뛰고 땀이 조금 올라올 무렵, 약 25m 정도의 완전히 눈 녹은 코스만 공략키로 했다.

왕복 달리기!

꼭 코스를 빙빙 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코스를 정해놓고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오히려 운동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반대 방향으로 뛰어보니 못 보던 풍경도 보여 좋다.

세상사 꼭 한쪽 방향으로만 뛸 필요는 없다.

반대로도 뛰어보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영하 10도의 달리기 덕분에 바닥도 한번 더 보게 된다.

25m마다 트랙에 숫자로 표시되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내 주변의 작은 것들을 조금 더 깊이 살필 때, 새로움은 또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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