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관이나 하나 더 만들어볼까
으아앙!
벼락같은 울음소리가 꿈을 찢고 들어온다. 어렴풋이 현실로 돌아와 보니 둘째 녀석의 발길질이 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아픈 건 둘째 치고, 한숨과 함께 생각 한 줄이 스친다.
아... 오늘 밤도 틀렸군...
네다섯 살 아이들은 성장통으로 고생한다 들었다. 둘째 녀석도 수시로 무릎을 주물러 달라고 다리를 쭉 내미는 걸 보면 성장통인가 보다... 라고, 일단은 수긍하며 참을 수밖에.
뭔가 입장이 바뀐 거 같지만 그 또한 부모의 노릇이겠지 싶어, 보듬고 또 보듬는다. 하지만 오늘 밤도 다시 잠들기는 틀린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옆에서 곤히 잠든(그 난리통에도 절대! 깨지 않는, 부러운...) 첫째를 두고 살며시 방을 나선다.
충전기에서 곤히 잠든 휴대폰을 들고 이리저리 눈을 옮긴다. 하지만 이내 그것도 곧 한계가 온다. 마흔이 넘으니 눈도 침침해지는 것 같고...
문득 그냥 머릿속에 또 한 줄의 생각이 스친다.
아침운동이나 나가볼까.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장갑도 챙겨 끼었다. 아파트 1층 현관을 열고 나서니 조금은 차갑지만 상쾌한 공기가 마스크를 뚫고 훅 들어온다. 마스크 안에서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나는야 부지런한 사람~
상쾌한 아침 공기~
나오길 잘했군~
이런저런 만족감을 안고 근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코로나 19가 세상을 뒤덮기 전에는 출근 전에 헬스장을 가곤 했다. 우락부락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불어나는 체중 때문이었다. 저녁에는 야근해야지, 술도 한잔씩 해야지, 아이들과 놀아도 줘야지 해서 시간 내기가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근근이 운동을 해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일상이 무너졌다.
5kg 정도가 두어 달만에 늘었다. 그것 보라는 듯이. 너무 자연스럽게... 그것 때문에라도 사실 운동을 어떻게든 다시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이 정도 되면 둘째 아이의 발길질에 고마워해야 하나...
여하튼 새벽 공기는 상쾌했다. 마침 밤새 살짝 비가 내려 먼지도 모두 가라앉은 듯했다. 공원에는 여남은 명의 사람들이 먼저 나와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트랙을 따라 한 바퀴를 뛰어보니 350m 정도 되는 듯하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30분 정도 달린다.
오랜만의 운동이라 숨도 가쁘고 금세 다리에도 피로가 올라오지만 견딜 만하다. 금세 땀으로 흥건해졌다. 그런데 그게 또 상쾌함을 더한다. 마지막 남은 밤공기가 이슬처럼 달라붙은 그런 느낌이랄까. 폐부 깊숙한 곳까지 홅고 나오는 숨결 따라 마스크에도 잔뜩 달라붙었다.
나오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토닥이며 다시 집으로 향한다.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출근하면 딱 좋을 만큼의 운동량이다.
이 참에 습관이나 하나 더 만들어볼까.
그래서 생각 한 줄기를 '올해의 목표' 맨 아래 남겼다.
11. 아침 달리기 습관 만들자.
그래서, 내일 또 달리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