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잠시 쉬어요

"이제 연애 그만 할까 봐"

나의 어깨를 다독이면서도 친구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 누군가를 통해 따뜻함을 채우고 싶어 하는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거였다.  

지금껏 나를 오래 봐온 친구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이번 나의 마음은 진지했다. 

번번이 상처로 끝이 나는 연애에 질려버리기도 했고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또 누군가에게 받을지 모르는 상처가 두려웠다. 

누군가를 만날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거 같았다.  

상냥하고 다정한 모습에 마음을 열었었다. 

이 사람이라면 날 아프게 할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은 곧 사라졌다.

원래 다정한 사람이 아닌데 숨기고 나에게 온 건지

다정한 사람을 내가 바뀌게 만든 건지 헷갈렸다.

전자든 후자든 그 순간 나는 나를 위해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나는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도

정이 들어버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마음을 다쳐도 미련하게 참고 버텼다. 

단호해지거나 냉정해져야 하는 순간에도 망설였다. 

망설이는 순간이 모일수록

상대는 무례해졌다.

나는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았다. 

그것에 대한 대가는 이별이 아닌 나를 향한 원망 그리고 자책이었다. 

스스로를 찌르는 화살이 너무도 아팠다. 

상대를 잊는 것 또한 버거웠다. 

다정했던 그 사람이 떠오르면 나를 울게 했고

어디에서건 창피함도 모르고 눈물을 쏟아냈다. 

내면에 생긴 상처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 그 아픔은 오롯이

나만이 알 수 있었다.  병명 없는 고통처럼 내 일상을 무너뜨렸다.

이런 나를 바꾸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다시 만나더라도 결과는 같을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단 결론이 나왔다. 

나를 사랑할 준비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준비 

위험해지는 순간 나를 방어할 자세

혹여 이별을 하게 되더라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

그때가 되었을 때 연애를 다시 생각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