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by 솜이불


아버지는
자신의 피로에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아침이 오면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얹고
조용히 하루를 시작한다.

고장 난 가전제품,
아이의 학원비,
한 달 치 생활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껴안은
수많은 계산과 결정들.
그 속에서 하루는
걱정으로 조용히 번진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에 조용히 되뇐다.

문득,
내 삶은 어디쯤에 있는 건지
왜 이렇게까지 버텨야 하나
못난 마음이 스칠 때도 있지만,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너질 수 없는 이유를 품고
또 하루를 살아낸다.

아버지의 시간은
어떤 표정으로도,
어떤 말로도
다 담아낼 수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무언가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도
묵묵히 하루를 견뎌낸 그 자체로,
아버지는 이미 충분하다.

그 무게마저, 언젠가
사랑받은 기억으로 남기를.


말없이 걸어온 그날들이,
조용히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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