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지도가 없는 길이 있었다.
목적지도 없고,
이정표도 없었다.
다만,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멈춰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날도 그랬다.
두 개의 문이 내 앞에 열려 있었고
나는 한 쪽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때 만약 내가
다른 문을 열었더라면
지금 나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마음으로 살고 있었을까.
어떤 날은 그 선택이 나를 구한 것 같고
어떤 날은 그 선택이 나를 꺾은 것 같다.
어릴 땐 인생이 직선인 줄 알았다.
앞으로만 걸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보니
인생은 끊임없는 갈림길이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는 반드시 두고 가야 했고,
때로는 두고 간 것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후회라는 것은
늘 뒤늦게 도착한 지혜처럼
어깨 너머로 따라붙는다.
인생의 많은 길들은
선명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선택했던 모든 방향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언젠가 돌아봤을 때
그 모든 갈림길이
하나의 큰 그림으로 남기를.
흔들렸던 마음도,
비켜간 길도,
다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