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다는 것

by 솜이불


물을 올렸다.

불을 켰고, 기다렸다.


익숙한 일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이 끓기 전까지의 그 시간이,

어쩐지 인생과 닮아 있다는 생각.


물이 끓기전 기포는

아주 작게 아주 깊은 데서부터

서서히 올라온다.


그리고 결국,

물은 펄펄 끓는다.


보이지 않던 시간들이

조용히 제 몫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내 삶도 그랬다.


아무 변화 없는 나날처럼 보여도,

분명 움직였던 날들이다.


길을 못찾아 두려워했었지만

삶은 언제나 조용한 속도로 끓고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익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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