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며

나이 40. 어느덧 후반전임을 깨닫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


나는 올해 만 39세 정도 되었다. 거의 40이지.

갑자기 나의 20,30대가 확 지나간 느낌인데

특히 30대는 굉장히 더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20대의 나는 놀고 방황하고 사랑하고 배우고 떠들고 웃고 마시고 여행하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았더라면

30대의 나는 가정을 이루고 자산을 증식하고 아이 둘을 낳고 기르는 시기였다.

나의 40대는?

내 수명을 대략 80이라고 치자. 내가 아는 한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모두 80대 중반까지 사셨고

외할아버지가 80까지 사셨으니

아마 내 수명은 80세부터는 언제든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내 인생은 반 살았고, 반 남았다.

그마저도 유의미하게 생산적이면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시기는

사실상 정점이 지났고, 확률적으로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나는 이제 내 지난 삶들보다는 앞으로 더 생산적이기 어렵기 때문에 몸을 아끼고 가족을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배워온 것과 느껴온 것을 바탕으로 남은 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벌었고 앞으로 수년간 모을 자산이 앞으로 나와 가족의 남은 인생을 책임질 자산을 확보해야 하고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내 인생을 통해 남길만한 것들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지난 세월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속절없이 빠르게 커가고있는 내 아이들과

또 그만큼 빠르게 같이 나이들어가는 아내와 부모님과

충분한 시간과 추억을 가지면서 여기까지 온건지 수없이 되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의 월급쟁이 생활 13년간은 지금 돌아보니 많이 아쉽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해야 될 일들에 대해서 책임감을 발휘하였으며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노력하였고 배타적인 회사의 특성이 묻어나는 다른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동료 친화적이면서 즐겁게 일하려고 하였다.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만한 성과도 있었으나

누구도 알지 못한 고통도 있었고,

정말 운이 좋지 않아서 두 번째 진급을 앞둔 가을에 갑자기 평가권자가 바뀌어

찍소리 하나도 못하고 졸지에 진급에 실패하기도 하였다.


그 후로 악착같은 노력 끝에 부서를 옮겨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으나

어느덧 이제 여기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많이 없다고 느낀다.

업무도 인생도 사람도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이 회사에서의 커리어를 마감해야겠다고 느낀다.


다만 이 감정은 단순히 충동적이거나 우연한 것은 아니고

13년의 월급쟁이 생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의미 있는 인생을 기록하고 싶고

그게 누가 알아주지 않다 하더라도 나 스스로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정의하고

나에게 주어질 수 있는 일들과 직장, 회사를 간절히 찾아 헤매이면서

나의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려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행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올바르게 늙어가는 방법이며, 내가 늙어서도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월급쟁이 생활은 나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기반을 주었으나

나를 정신적으로 유산적으로 풍요롭고 풍류롭게 하지는 못했다.


물론 지난 13년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다.

나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성공한 기업에서 최고의 브랜드, 최고의 상품이 인류를 바꿔가는 동안

그 한가운데서 일하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엄청난 행운을 누렸고

다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


나는 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고

지금 이 고뇌와 고민들이 남은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 인생은 지금까지 누구의 것도 아니었고 누구의 말을 듣고 행한 것도 아니었으며

오로지 나의 의지와 의사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다.


나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해줄 것이라 나 스스로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것이 앞으로 나를 믿고 행동하겠다고 확신을 가지고 이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이며

정말 단 한 번의 고민도 없이 순식간에 써내려 왔다.


이제 진짜 나대로 살아보도록 한다.

내 인생의 후반전이 시작했음을 알린다.


화면 캡처 2026-03-08 064105.jpg 후반에 역전한 이 경기. 2022년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 나와 내 가족이 도하 현지에서 직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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