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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 Feb 07. 2023

스케치 도구를 소개합니다

팔로미노 블랙윙과 친구들

이번 글에서는 스케치 도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림 그리는 도구 중에서 스케치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이는 수채화 그림일 때에 주로 해당합니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크로키(스케치와 같은 것으로 선으로 표현하는 직접적인 그림)나 라인으로만 그리는 펜화일 경우에는 A4용지를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저의 그림에서는 여러 도구를 사용하긴 하지만 수채화를 가장 기본적으로 그릴 예정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연필 - 팔로미노 블랙 윙

연필, 거 아무거나 굴러다니는 것을 사용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저도 해보았습니다. 장비병이 심하지 않았던 그림 초보 시절에는 스테들러의 노란색 HB연필을 사용했답니다. 회사에서도 주로 쓰던 연필이기에 그냥 사용했던 것 같아요. 그림책을 준비하면서 이 연필보다는 스케치 선이 더욱 연했으면 좋겠다 싶어 사용한 것이 스테들러의 마스 루모그라프 H연필이었어요. 파란색이고 제도용으로 제작돼서 그런지 심이 아주 단단하고 연하게 그려져서 스케치를 티 나지 않게 그리고 지우기에 안성맞춤이었어요. 그 뒤로 한동안 이 연필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필의 단점이 있었어요. 너무 단단해서 연필선을 지웠을 때 자국이 남고 부드러운 느낌의 선을 그리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는 숙련도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장비를 탓할 기회가 아주 많기에 장비를 또 바꾸게 됩니다.


여러 회사의 연필을 전전하며 경험을 하였고 어떤 게 잘 맞고 잘 맞지 않는지 확인해 보면서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이러한 경험으로 연필을 하나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저는 가격을 떠나서 '팔로미노 회사의 블랙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리미티드 제품을 제외하고 사진 속 제품들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화방넷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볼 수 있고 교보문고 내에 있는 핫트랙스 같은 문구 판매점에서도 구하실 수 있어요. 세 연필 모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저의 추천은 회색 바디를 가진 602 제품이에요. 시중 판매하는 총 4가지 블랙윙을 모두 사용해 봤더니 부담 없는 심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 602였습니다. B정도 연필이어서 단순 연필 소묘할 때 사용해도 되고 손에 힘을 빼고 쓰면 스케치 라인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랙윙 제품은 부드러움이 최장점이기에 사용 시 종이 위에서 부드럽게 굴러다니는 느낌이 듭니다. 선의 강약을 주기에도 편해서 손에 무리를 주지 않고 여러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빠르게 심이 닳는 점이 단점입니다. 가격이 다른 연필에 비해 사악하기 때문에 심이라도 부러지면 제 마음도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몇 천 원 되지 않는 가격이지만요. 왜 그런지 연필 심이 부러지는 것은 더 마음 아픈 느낌이 듭니다.



연필을 더 오래 쓰게 해주는 연필깎이 - KUM Automatic Long Point


이 연필깎이는 이러한 블랙윙을 사용할 때 유용합니다. 저도 비교적 근래에 알게 된 제품인데, 연필심과 나무 부분을 별도로 깎아줍니다. 연필 심이 닳았을 때 심부분만 날렵하게 깎아주기 때문에 연필이 쉽게 닳지 않습니다. 확실히 이 연필깎이를 사용한 이후 연필 길이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느껴집니다. 또, 연필로 면을 칠할 경우에는 뭉뚝하게 연필을 깎는 것이 좋은데 이럴 때는 2번 홀에다 깎으면 심이 뭉뚝하게 유지됩니다. 여러모로 경제적으로 연필을 사용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모든 스케치 도구와 수채화 붓까지 소개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만큼 제가 도구에 진심인 것 같습니다. 대신 모두 열심히 사용해 본 경험을 녹여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지난번 글과 같이 좋은 장비는 그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다음 글에서는 나머지 도구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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