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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가방을 만들어요

파란색이 트렌드 컬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by 풍요

하리가 또 가방을 만들었다. 그것도 크고 탄탄한 가방을.

따뜻한 계열 컬러를 주로 사용하던 기존의 작품과는 달리 이번 가방에는 블루 컬러를 사용했다.

포슬포슬한 재질의 플라넬 원단을 사용하여 패치워크 방식으로 앞뒷면을 완성했고

옆면은 가방용 캔버스 천으로 두께가 굉장히 두꺼워 강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블루 계열 첫 번째 작품이라 인스타그램 팔로워 분들이

많은 호응을 보내주셨다.


초보자의 눈으로 낱개의 천들을 바라보면 이게 어떻게 가방이 나올지 감이 안 온다. 심지어 낱개 천으로 봤을 때 촌스러운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리는 매의 눈으로 말한다. 이 천들이 모이면 촌스러운 태를 벗고 하모니를 이룬다고...



패치워크는 다양한 천들을 어울리게 배치해야 한다. 근데 그 어울리게 배치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색상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도전할 수가 없다. 자칫하면 낱개의 천보다 훨씬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퍼즐 맞추기처럼 하나씩 조각을 맞춰 나간다. 그러다가 비슷한 계열 천들이 한 곳에 모이면 좌절한다. 방금 것 괜찮았는데.. 다시 리셋이다. 조합하고 사진 찍기를 반복하다 보면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포기하면 안 된다. 그중에서 최적을 찾아서 재단을 시작해야 끝을 볼 수 있다. 하리는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재단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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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방은 미싱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하리는 손바느질과 미싱 둘 다 다룰 줄 안다. 재봉틀을 손바느질처럼 한 땀 한 땀 천천히 박는다. 스티치도 미싱으로 박았다. 또렷하고 예쁘게 박혀 가방의 패턴을 더 선명하게 보이게 만든다.


가방의 완성샷만 보면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의 가방을 만들기 위해선 나무 프레임, 실, 천, 안감, 지퍼, 테두리 각을 맞추는 파이핑까지 신경 쓸 것이 많다. 지난번 큰 마음먹고 동대문 갔을 때 여러 가지 부자재를 골라왔다. 특히 가방끈과 파이핑은 발품을 엄청 팔았다. 평상시 토트백을 들지 않는 엄마의 취향을 존중하여 크로스 가방끈을 사 왔다. 나무 프레임과 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단 한 군데에서 같은 색 가죽 가방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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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색다른 가방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하리 표 엄마 가방. 프레임도 가방 크기도 넉넉해서 이것저것 넣기에 좋다. 귀여운 턱시도 브로치도 달아 장식을 더했다. 워낙 표현이 서툰 엄마도 받은 다음 날 나와 함께 들고나가셨고 불편함 없이 잘 드셨다. L사나 S사 명품가방은 못 사드려도 H(하리)사 명품 가방은 드릴 수 있는 효녀 하리는 오늘도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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