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블로그 포스팅을 브런치보다 더 자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존댓말과 안부 인사를 적어야만 할 것 같다. 사실 정말로 주변인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잘 지내는지. 마음이 힘들지는 않은지.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는지. 오늘도 마음 한편에 사랑을 담아둔 적이 있는지 말이다.
브런치 구독자가 30명이 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 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둔 글과 말들이 터져 나올 때마다 가끔 들어와 글을 썼다. 부족하고 미완의 글들을 각자의 소중한 시간에 잠시 머물게 해 준 분들이 있어서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브런치 덕분에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오늘 글쓰기 주제는 ‘나답게 살기 위한 일’이다. 일을 시작한 이래로 정말 오래 고민한 부분이다. 출근할 때, 상사에게 한 소리 들을 때, 갑에게 아부를 떨 때, 일이 잘 풀렸을 때, 칭찬받았을 때, 이직할 때에도 늘 ‘나답게’ 사는 길이라 여기며 걸어왔다.
하지만 ‘나답게’ 사는 일이 꼭 경제적인 것, 돈벌이 수단에만 국한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설령 취미여도, 밥벌이가 아니더라도 분명 내가 하는 수많은 일과 생각에는 ‘나다움’이 깃들어 있다. 그걸 지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나답게 살기 위한 일을 찾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나를 ‘나답게’ 여기도록 만드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재작년 우연히 참여한 드로잉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때는 내가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몰랐다. 그리고 2020년 2월 꿈에 그리던 첫 수채화 그림을 그렸다.
첫 수채화 그림이다. 흑역사라고 말할지 모르고 이런 정도의 그림이지만 무척 기뻤다. 퀄리티의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브런치 커버로 쓰기도 했다. 동경하면서도 부러워하고, 감히 해보지 못했던 것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만으르도 그저 좋았다. 이때 수채화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던 예전 내 모습 그대로 말이다.
이건 오늘자 그림이다. 중간 과정의 많은 그림들이 생략됐다. 첫 번째 수채화 이후로 거의 매일 그림을 그렸다. 잠깐 주춤한 시간은 있어도 자발적으로 매일 무언가를 한 일은 독서 말고는 처음이다. 처음으로 간절히 뭔가 매달려봤다. 살아 있어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인에 의한 시선 없이도 찬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로서 온전히 몰입하고 존재한다는 것은 눈물 나게 환희로웠다.
그리고 또 내일, 나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3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아마 그때도 그림을 그리고 있겠지? 부모님 연배의 지인의 말처럼 내가 지금부터 당신 나이까지 그림을 그린다면, 한국의 피카소가 되어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풍요 : Pooongyo]
오늘도 나답게 살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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