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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 Jan 26. 2021

독립출판사 ISBN 출력 및 납본하기

바코드 인쇄가 제일 신경 쓰여.


지난번 국립중앙도서관에 책 등록을 마쳤다. 이제는 책을 인쇄하기 전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바코드 인쇄는 내가 가장 염려하고 긴장을 많이 한 부분이었다. 인쇄 후에는 수정이 되지 않고, 수정하려면 스티커를 위에 붙여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성공해야 했다.


책을 원활하게 유통하기 위해서는 ISBN 바코드를 잘 인식되도록 출력해야 한다. 자가 출판 커뮤니티에 떠도는 괴담(?)을 접하고 나니 덜컥 겁부터 났다. 임의로 크기를 조정하다가 바코드 인식이 되지 않은 이야기에서부터 실패담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일할 적, 책 입수 시 스캐너로 ISBN 바코드를 스캔하는 작업을 했다. 항상 잘 인식되던 그 바코드가 잘못 출력되면 대참사를 일으킨다는 사실에 바짝 긴장됐다. 남들도 나처럼 소심한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실행해보지 않으면 결과는 알 수 없다. 우선 책 크기에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바코드 사이즈를 조정해서 프린터기로 출력했다.


프린터기는 실제 책 인쇄 시보다 흐릿하기 때문에 해당 바코드가 인식된다면, 책 인쇄 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출력물을 핸드폰 바코드 스캐너 앱을 사용하여 스캔했다. 핸드폰 앱이라 잘 안 되는 것 아닌지 정말로 스캔되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핸드폰 스캐너로도 충분했다. 스캐너 앱은 여려 종류를 모두 다운 받아서 사용했지만, 아이폰 기준 '바코드쉬운' 이라는 앱이 가장 좋았다. (영어를 직역한 것일까? 이름이 뭔가 어색한 번역투다.)


몇십 번의 시도에도 문제없이 스캔되는 것을 확인한 후, 과감하게 인쇄를 맡겼다. 초도 부수치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나로서는 손을 덜덜 떨며 책을 주문했다. 3일 후 바로 책을 배송받았다. 핸드폰으로 바코드를 스캔했고 문제없이 인식되었다. 참고로 글쓴이는 굉장히 염려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다른 확인 방법이 필요했다. 좀 더 과감한 시도를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안면이 있는 편의점에 가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바코드 스캔을 요청했다. 조금 당황하신 눈치였지만, 흔쾌히 찍어주셨다. '삑'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며 찍히는 물품이 없다고 하셨다. '삑'소리면 됐다. 편의점에 등록된 물품이 아니기에 없는 것은 당연했고, 그 소리가 나면 인식이 되는 것이다.


약 일주일 동안 끙끙 앓으며 책 인쇄가 끝났다. 이제 남은 일은 내 책을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하는 일과 북페어에 무사히 참가하는 것이다. 납본을 진행하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내 책을 영구 소장해준다니 왠지 감동스럽고 뿌듯했다. 납본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사항에 따라 납본 신청 서류를 작성한다. 내용은 출판사 정보, 책 정보를 적으면 된다. 다음, 홈텍스에 접속해서 전자계산서 1부를 발행하여 출력한다. 책 2권과 서류를 함께 잘 포장한 뒤 기재된 주소로 택배 전달하면 된다.


이튿날 책은 납본처에 잘 배송되었다. 이제 날개를 단 듯이 책을 유통시킬 수 있게 되었다. 북페어가 끝날 때까지는 온라인 유통처에 책을 납품하지 않았다. 북페어에 온 정신을 쏟기 위해서였다.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한 순천 온라인 북페어 '자란다'의 이야기는 설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온라인 북페어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와 과정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림 위를 걷는 고양이처럼 산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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