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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주주 Apr 10. 2024

4개월만 외국어가 능통해졌다는 사기꾼 선배?

영어를 단시간에 확-늘리는 공부법

4개월만 외국어가 능통해졌다는 사기꾼 선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기꾼이 아닐지 모른다. 열정이 가득한채 중국으로 어학연수 공부를 떠났던 선배. 4개월만에 중국어로 사업을 한다고 했다. '뭐? 언어가 그렇게 금방 된다고? 사기꾼이고만...' 말도 안되는 그 일이 내게도 일어나기 시작한다.


다른 세상이 시작되었다. 5시간 후 필리핀에 도착했다. 무더운 열기가 느껴졌다. 내 열정을 넘어서는 열기였다. 훅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당황스러웠다. 세부였다. 휴양지로 알려진 곳. 아름다운 바다로 둘러쌓인 그곳에 도착했다. 하핫, 너무 늦게 온 건가. 언뜻봐도 내가 왕언니였다. 27살! 조금 더 둘러보니 동지가 한명 보인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동글동글 서글해보이는 여자분이 있다. 첫날이 지나고, 이틀째부터 영어에 대한 간절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어학연수 합숙소는 낡았지만 휴양지 호텔답게 컸다. 대부분이 한국인 학생이다. 어랏! 그래도 가뭄에 콩나듯 일본인 친구들도 보인다. 


'뭐야. 온통 한국인이잖아.'한국인지 외국인지 분간이 안간다. 잘 온건가. 내심 걱정된다. 같이 도착한 친구들을 배치 멤버라고 부른다. 그들과 3명씩 한개의 방으로 배정 받았다. 


아침 9시 학생들이 삼삼오오 헤어진다. 각자의 수업이 시작된다. 하루에 8시간 영어로 떠들수 있는 곳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영어로 해야하는지 고민은 필요가 없다. 조그마한 전화부스 같은 곳으로 들어가니, 나만을 위한 외국인 선생님이 있다. 일대일 수업이란게 이런거구나. 외국인 영어과외선생님이 있다. 필리핀 어학연수는 왕초보인 나에게는 딱이였다.  한국에서는 영어문법과 토익 시험을 주로 공부했다. 여기서는 시험은 저리가라였다. 기초 영어회화 수업이 하루에 몇타임씩 계속된다.  혼자서 뱉는게 아니고 선생님 눈을 보며 대화를 한다.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을 것 같은데, 웃는다. '어랏! 대화가 되네..'


Tell me about you? 교재로 시작했다. 나에 대해 정말 궁금한 눈으로 선생님이 쳐다본다. 진땀이 나기 시작한다. 무슨 말을 영어로 뱉을 수 있을까 고민할 시간이 없다. 손짓발짓, 아는 영어단어가 다 나온다. '휴- 50분이 이렇게 길었던가' 수업은 1:1 수업이 4시간 매일 있다. 4명의 학생과 1명의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도 2번 있다. 남은 2시간은 원하는 수업을 들으라고 한다.  미국선생님이 하는 팝송클래스가 괜시리 멋져보였다. 들어가보니 음악을 듣고, 빈칸 채우기 하는 거였다. 영화를 보며 따라 말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매일 8시간을 죽이되든 밥이되든 영어로 듣고 뱉는 시간이 되었다. 


과연 영어가 느는걸까? 이런 고민이 될때쯤에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왕기초에서, 기초로 진급을 한다. 기초에서 또 늘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처음 한달은 8시간 수업 받는것만도 너무나 벅찼다. 수업듣고 방에 오면 쓰러졌다. 한달쯤 지나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다. 영어가 간절했기에 어떻게든 영어회화 실력을 키우고 싶었다. 당장 듣기도 안되는 것 같고, 뱉기도 떠듬떠듬이였다. 취업 실패와 부모님의 기대가 아른거린다. 


그날부터 8시간을 공부하고 방으로 돌아오면 혼자서 영어공부를 더했다. 영어문법책 한권을 들고 왔다. 그래머인유즈베이직이다. ' 한권 받아써볼까?' 그렇게 베이직 그래머인유즈 한권을 받아쓰기 시작했다. 1장을 받아쓰는데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와.. 내 영어실력이 이거였구나.' '이 조차도 안들리고, 따라서 한문장을 뱉을수가 없구나' 받아쓰기를 딕테이션이라고 한다. 토익 점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게 내영어라니. '모르겠다. 일단 한권 받아써보지뭐.' 기숙사 구석에서 한 문장이 다 들릴 때까지 반복했다. 그렇게 한 문장씩 받아쓰기를 해나갔다. 한 달이 지나자 3분의 1정도 받아썼다. 두 달이 지나자 1권을 끝냈다. 책에 있는 문장도 계속 반복해서 들었더니 조금씩 외워지는 것 같다. 외운 문장은 수업 시간에 뱉어본다. 그렇게 필리핀에서의 서툰 영어회화 공부가 시작되었다.


틀려도, 영어를 내뱉자. '에라 모르겠다. 틀려도 뱉어보는거지.'  외국인 선생님이라 오히려 다행이다. 챙피한 건 외국인에게 맡기자. 나를 모르잖아. 무조건 영어를 내뱉을 수 있는 환경은 중요하다. 필리핀 어학연수는 영어로 많은 시간을 뱉을 수 있어서 영어가 계단처럼 점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시간의 커리큘럼은 1:1 수업, 1:4 수업 그리고 단체 수업으로 재미를 더해갔다. 


하루 2시간은 외국인과 무조건 둘이 수업하는 시간으로 짰다. 4명이서 수업을 할 때는 영어토론을 했다. 토론이라고 해도 거창하지 않다. 그냥 서로 생각을 주고 받는다. 서로 틀려도 보고,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도 느껴보고 말이다. 단체 수업에서는 팝송, 영화 등으로 발음 연습을 한다. 매 수업마다 조금씩 입이 트이는게 느껴진다. 누가 틀리더라도 거리낌이 없이 뱉기 시작했다. 차츰 영어 자신감이 생겨난다. 낮에는 영어를 뱉고, 저녁에는 혼자서 영어문법책 한권을 받아쓰니 듣기 실력까지  팍팍 늘어간다. '독하게 영어에 시간 투자를 해보다니' 깊은 숨을 훅 내려쉬고 계속 이어갔다. 


Could we have lunch together? 낯선 필리핀이라는 공간이 처음에 무서웠다. 어학원을 벗어나면 총을 든 가드도 보이고, 가난해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교통수단도 마음대로 이용하기 힘든 곳이라 멀리 벗어나기도 어렵다. 다행히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수다도 떨었다. 이외의 순간들은 영어에 끊임없이 노출하려고 고민했다. 1:1 선생님께 함께 점심을 먹자고 슬쩎 물어봤다. 영어 공부하는 방법도 더 물어보면 왠지 답해줄 것 같이 좋아보이는 스노우 선생님이 있다. 점심을 좋은 곳에서 샀다. 비싸지 않은 물가였다. 수업시간과는 다르게 영어가 더 편하게 나오는게 아닌가. 여전히 실수는 많다. 잘 안들리면 재차 물어보니 천천히 여러 번 설명해주신다. 3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느껴진다.  영어스피킹이 두렵지 않다.  나에게 정말 영어 변화가 시작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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