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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Dec 26. 2022

아빠 나를 기억하고 있어야 돼

너는?

아빠가 할아버지 되고
하늘나라에 가도
나를 기억하고 있어야 돼.
2021.09.20


언제부터인지 딸아이가 죽음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죽음은 헤어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억은 그 헤어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듯싶다. 기억만 한다면 우린 함께 있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코끝이 찡했다. 나는 대답했다.

그럼 아빠가 우리 딸 기억하고 말고


대화를 주고받고 딸아이를 재우면서, 이 문장은 꼭 적어놔야 한다는 느낌이 왔다. 본능이었다.

곰곰이 뜯어보면 아빠가 할아버지가 되는 단계도 포함이 되어 있다. 할아버지가 되면 기억을 잘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러니 잘 적어 둬야겠다.

훗날 이 글들을 인공지능에게 읽어달라고 하면서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하는 할아버지가 된 나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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