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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Mar 27. 2023

회사 갖고 그런 얘기하는 거 아니야.

퇴근 후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뭐가 재미있는지를 논했다. 블록놀이도 재미있고, 퍼즐 놀이도 재미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집의 베스트프렌드와 노는 것을 가장 재미있어하는 듯했다. 둘이 놀기로 했는데 취소되면 펑펑 울 정도다. 그렇다고 뭔가 딱히 특별한 놀이를 하지도 않는다. 마음이 맞는 친구라 그런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궁금해서 물어본다.

‘그 친구 집에서 놀면 뭐가 제일 재미있어?‘

‘어, 다 재미있어’

역시 이유를 알아낼 수 없다. 그런데 돌아온 질문이 나의 말문을 또 막는다.


아빠는 회사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어?
2022.12.07


회사와 재미

이렇게 안 어울리고 희한한 느낌을 주는 두 단어가 또 있을까 싶었다. 두 단어가 같이 쓰이는 모범 예문은 다음과 같다.

‘글치야 너 회사를 재미로 다니냐?‘

실제로 들었던 말이었고, 회사는 재미가 없다를 넘어서 회사는 재미있으면 안 된다는 의미까지 내포하는 표현이다. 정말 그런 건가? 회사가 재미있으면, 아니 회사에 재미있는 일이 일부 있다면? 행복에 도움 될 것 같은데.

혹시라도 회사에서 재미있는 티라도 내면, 일중독자 배지가 부여될 거다. 그러니 아무도 모르게 아들에게만 말해줘야겠다.

아빠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게 재미있어.


https://brunch.co.kr/brunchbook/kidssa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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