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지니어

장래희망 변천사

by 글치

장래희망이 무엇이냐?

어렸을 때, 정말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나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처음 사주신 책이 과학과 관련된 유아용 도서였는데, 처음 읽기 시작한 책이었고, 하늘과 우주에 대한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다. 과학자라는 꿈을 갖게 해 준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 같다.

지금 공학을 공부하고 엔지니어의 삶을 살고 있으니 어느 정도 근접한 것 같긴 하다. 그때 읽었던 책이 다른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면, 나의 장래희망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형성이 되는 것일까? 장래희망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주어졌을까? 세상에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10여 년 살아오며 알게 된 데이터로 자신의 미래의 희망을 선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중고생의 경우, 장래희망보다는 진학과 취업이라는 선택으로 문제가 바뀌지만,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와중에 자꾸만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나오는 답은 '잘 모르겠어요' 일 경우가 많다.

그들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장래희망에 대한 조사 결과들을 모아 보았다. 인터넷을 통해 모은 것이라 오류가 있을 수는 있겠다.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장래희망의 변동이 있다는 점과 이것이 그 당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이 2015년 초등학교 4~6학년 458명에게 장래희망을 조사
1위. 문화·예술·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직 (40.49%)
2위. 교육전문가 및 관련직 (12.15%)
3위.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 (10.42%)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이 2014년 초등학생 6만 3862명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
남학생 : 1. 운동선수(21.1%), 2. 과학자(10.5%), 3. 의사(7.9%) 요리사가 6위(4.6%)
여학생 : 1. 교사(17.8%), 2. 연예인(11.2%) 3. 요리사 (8.5%)
에듀모아 2010년 초등학생 6397명 장래 희망 설문 조사
1위 연예인(20.5%)
2위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20.1%)
3위 선생님(14.8%)
4위 공무원(12.9%)
5위 예술가(11.4%)
6위 스포츠 선수(9.1%)
한길리서치연구소 2005년 초등학교 장래희망 조사
남자아이 : 1위 운동선수
여자아이 : 1위 연예인
한국 직업능력개발원 2001년 초등학교 5, 6학년 생 1,150명 장래에 가장 갖고 싶은 직업
남학생 : 1위. 프로게이머, 2위. 운동선수, 3위. 컴퓨터 전문가, 4위. 과학자, 5위. 발명가, 6위. 연예인
여학생 : 1위 교사, 2위. 음악가, 3위 탤런트, 4위 디자이너, 5위 아나운서


2001년 프로게이머가 1위를 하던 시절은 정말 특별한 경우이기도 하지만, 이 당시 IT의 닷컴 버블이 무너지고, 서서히 제대로 된 IT강국의 밑바탕이 생성되고 있던 시기를 반영하듯 '프로게이머'라는 생소한 직업과 컴퓨터 전문가가 3위로 등극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운동선수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커지게 되었고, 월드 스타급의 스포츠 영웅들로 말미암아 결국 2005년에는 1위에 등극하게 된다. 프로게이머는 장래희망의 순위 안에서 사라졌다.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유행이 시작되면서, 연예인이 1위의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2014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다시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실감하게 된 것인지 연예인의 순위가 내려가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리고 요리사가 6위로 등극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2015년에는 3위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설문 조사 결과들이다.

장래희망 순위가 당시의 시청률 순위와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얼마나 적은 정보만이 공급되고 있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직업의 수는 대략 2014년 말 기준으로 1만 1440개(한국 직업 사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선택하는 직업의 숫자는 200개가 안된다. 파생된 직업군이나, 너무 특수한 직업군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숫자상으로 생각할 때 1000가지 정도의 장래희망은 나와 줘야 하는 것 아닐까?

초등학생들에게 더 많은 정보가 더 효율적으로 전해지면 좋겠다. 모바일에 강한 초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정보제공 방법이나 교육 시스템 속에서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할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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