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그림으로, 그림을 글로 나타내는 것도 국어 능력
[004] 그림 그리기와 국어 능력(1)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가 있다.
16.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탐구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이것만은 …]
*앞으로 나아감. ( )
*향하고 있는 방향과 일치하는 쪽. ( )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함. ( )
차량 전방의 바닥에 그려진 네 개의 도형
한 단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엉뚱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먼저 고백을 해야겠다. 철수 쌤이 <보기>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해 16번 문제를 풀지 못했다. 어떤 대상이나 사물, 현상 따위를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는 묘사라는 사고 유형이 있다. 그래서 평소 철수 쌤은 글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그림을 글로 묘사하는 능력도 국어 능력이라고 힘주어 얘기해 왔다. 그런데 왜 이 문제를 못 풀었던 것일까? 나중에 문제를 풀었을 때 어이없어 웃음밖에 안 나왔다.
철수 쌤은 평소 하던 대로 지문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렸다.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를 고려해 (가)와 같이 그렸던 것이다. 그에 반해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에는 소홀했다. 특히 ‘주위’라는 말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와 카메라만 생각하고 '차량 주위'를 생각지 않은 채 (나)와 같은 그림을 그리지 못했고, 나아가 <보기>의 그림이 (나)의 빗금 친 부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 했다. 설령 그랬다 하더라고 <보기>에서 ‘전방’, ‘전진 방향’에 좀더 신경 썼더라면 (가)를 (나)로 수정해 이해했을 것이나 철수 쌤은 그러하지 못했다. 어휘 하나라도 놓치거나 오해하면 글의 내용을 잘못 파악하게 된다는 것을 철수 쌤도 새삼 느꼈다.
후에 철수 쌤이 동료 선생님의 차에 탔다가 이 장치를 보게 되었는데, 그림을 제대로 수정했음을 확인했다. 철수 쌤의 차에도 이 장치가 있었다면 실수 없이 그림을 그렸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경험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글의 독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것만은 … ]의 정답
전진(前進), 전방(前方), 임의(任意)
<그림>과 같이 한 쌍의 마이크로 렌즈를 지난 빛들이 각각의 AF 센서 표면의 한 점에서 수렴되면, 이 두 점 사이의 간격인 위상차 값 X가 광학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는 위상차 기준값과 일치하게 되어 AF 센서는 초점이 맞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림>의 상황과 달리 마이크로 렌즈를 지난 빛들이 AF 센서에 도달하기 전에 수렴하게 되면 빛들은 각각 AF 센서의 b 영역과 c 영역에 퍼져서 도달한다. 이 경우 측정된 위상차 값은 정해진 위상차 기준값보다 작아지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촬영 렌즈를 뒤로 이동시킨다. 반대로 마이크로 렌즈를 지난 빛들이 AF 센서에 도달할 때까지 수렴하지 못하게 되면 빛들은 각각 AF 센서의 a 영역과 d 영역에 퍼져서 도달한다. 이 경우 측정된 위상차 값은 정해진 위상차 기준값보다 커지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촬영 렌즈를 앞으로 이동시킨다.
[이것만은 …]
*의견이나 사상 따위가 여럿으로 나뉘어 있는 것을 하나로 모아 정리하다. 광선, 유체, 전류 따위가 한 점에 모이다 ( )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 ( )
*물리학의 한 분야. 빛의 성질과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 )
마이크로 렌즈를 지난 빛들이 AF 센서에 도달하기 전에 수렴하게 되면 … 반대로 … 도달할 때까지 수렴하지 못하게 되면
국어 출제 선생님들이 지문 속에 아예 그림을 넣어 주는 경우가 있다. 앞의 경우는 지문에는 그림이 없고 문제에 그림을 주었으나, 이번 경우에는 지문에 그림을 삽입해 주었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 관련 글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문과생을 위한 특별 배려라면 배려라 할 수 있다.
흔히 우리가 묘사라 하면 '심리 묘사', '풍경 묘사', '분위기 묘사', '상황 묘사'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는 문학, 미술 등 예술 분야에서의 묘사를 말한다. 수학, 과학 분야에서는 이와 달리 구조 또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묘사가 대부분이다. 지문에서는 '센서', '렌즈'라는 구성요소와 '위상차', '초점'이라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분석이라는 사고 방법(분석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설명하겠다.)과 함께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그 내용은 문과생이나 물리학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좀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문에 <그림>과 같은 시각 자료를 삽입해 준 것이다. 이 얼마나 친절한 선생님들인가?
한편, 다음은 이 지문의 ‘AF 센서에 도달하기 전’과 ‘AF 센서에 도달할 때까지 수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와 관련한 문제에 주어진 <보기>이다.
글을 읽으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국어 능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지문을 통해 ‘빛’을 나타내는 선이 ‘b’, ‘c’ 또는 ‘a’, ‘d’ 부분에 연결된다는 것을 그릴 수 있다. 그러나 그 학생도 빨간색 점선으로 된 동그라미(문제에는 없으나 설명의 필요에 따라 철수 쌤이 그려 넣은 것이다.) 속 선처럼 한 점으로 모였던 선이 다시 세 갈래로 나뉘어 AF 센서로 연결되거나 세 갈래 선이 한 점으로 모이지 않은 채 AF 센서에 연결되는 것은 그리기 쉽지 않다. 지문에 ‘수렴’은 세 개의 선이 하나의 점에 모이는 것이고, ‘퍼진다’는 것은 세 개의 선이 모이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지문에 이런 내용이 있음에도 그것을 그림으로 쉽게 그리지 못하는 것은 빛에 대한 물리학적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어에서는 특정 과목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학생만 유리하게 출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지문을 통해 쉽게 알 수 없는 내용은 <보기>의 (가), (나)를 통해 알려 준 것이다.
학생들 중에는 그림에 메모하는 것이 몸에 밴 학생이 있다. 아주 좋은 습관이 아닐 수 없다. 시험 시간에 쫓기는 데 어느 세월에 글씨를 쓰고 있겠느냐고?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철수 쌤도 기억력이 한창 때인 젊은 시절에 메모를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심지어는 메모가 괜한 시간 낭비인 것처럼 거추장스럽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읽으면서 이해는 되는데 읽고 난 후 뭘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 메모의 필요성과 함께 그 양이 늘기 시작했다. 지금은 메모를 하지 않으면 아예 생각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돌아서면 잊어 버린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철수 쌤이 실제 메모한 것이다.
국어 문제에 사용된 어휘는 지문의 어딘가 나온다.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 처럼 문장 속에서 해당 어휘를 찾기보다는 메모한 것에서 찾는 것이 더 정확하고 빠르다.
학생들이야 철수 쌤과 다를 테니 메모를 하지 않아도 될 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메모는 좋은 것이다. 그리고 훈련만 충분하다면 메모 내용을 보고 문제를 푸는 것이 지문을 보고 푸는 것보다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 문제에 사용된 어휘는 지문의 어휘를 사용하는데,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처럼 문장 속에서 해당 어휘를 찾기보다 그것을 메모해 둔 것에서 찾는다면 좀더 빨리 찾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이 젊다는 것만 믿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수렴(收斂), 위상(位相), 광학(光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