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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S Nov 18. 2022

기준‧잣대가 필요해!  관점은 논증의 출발점

[038] 관점과 논증


인간의 본성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관점이 있다. 종교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물리적 실체인 몸 이외에 비물리적 실체인 영혼이 있다. 영혼은 물리적 몸과 완전히 구별되며 인간의 결정의 원천이다. 반면 유물론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은 물리적 몸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 몸 이외에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의 결정은 단지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사건이다. 이러한 두 관점 중 유물론적 인간관을 가정할 때,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 즉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이것만은 … ]

*사본성물이나 현상에 본디부터 있는 고유한 특성. (        )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 (        )

*물질의 원리에 기초한 것. (         )

*실제의 물체. 또는 외형에 대한 실상(實相). (        )

*신경 세포의 돌기가 모여 결합 조직으로 된 막에 싸여 끈처럼 된 구조. 뇌와 척수 그리고 우리 몸 각 부분 사이에 필요한 정보를 서로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 (        )

*결론에 앞서 논리의 근거로 어떤 조건이나 전제를 내세움. 또는 그 조건이나 전제. (        )

*외적인 제약이나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내적 동기나 이상에 따라 어떤 목적을 위한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의지. (        )     


인간의 본성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관점종교적 인간관반면 유물론적 인간관

철수 쌤은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신들처럼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분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전지적 어쩌고저쩌고 시점’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럴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닐런지 …….

이와 관련해서 ‘관점(觀點)’에 대한 국어 능력을 말하고 싶다. 관점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 방향 또는 처지를 말한다. 관점이 왜 중요하냐 하면 그것이 어떠하냐에 따라 똑같은 대상도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철수 쌤은 옆에서 보면 잘생겼는데, 앞에서 보면 더 잘생겼다(?) 하지 않았던가? 이는 글을 이해할 때도 관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지문에서도 ‘두 관점’이 있다고 한다. ‘-관(觀)’은 ‘관점’ 또는 ‘견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서, 앞에 오는 말은 그 대상이다. 즉 ‘인간관’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관점, 견해인 것이다.

본성(本性)은 사물이나 현상에 본디부터 있는 고유한 특성을 말하는데,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I>에서 말한 ‘본질’과 같은 말이라 생각하면 좋다. 우리가 흔히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데, 이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본질, 본성을 알아 보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탄생 직후부터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니 그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펼친 사람들은 수없이 많았을 것이고 그에 관한 글 또한 많지 않겠는가?

관점이 사람마다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인간관 또한 그러할 것이다. 그것을 구별하기 위해 인간관 앞에 ‘종교적’과 ‘유물론적’이라는 꾸미는 말이 있다. 꾸미는 말은 꾸밈을 받는 말의 범위를 한정하는 기능이 있다 했다. 그럴 경우 다음과 같이 벤다이어그램이나 계층 구조도를 머릿속에 생각하며 읽으라고도 했다.     



두 관점 중 유물론적 인간관을 가정할 때,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인간이 불완전한 이유는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것 말고도 또 있다.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V>에서 딜레마를 설명하면서 ‘이율배반’, ‘모순’, ‘양립불가’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이들은 두 가지가 동시에 따로 성립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며, 그 사례로 동전의 앞과 뒤를 들었던 것이다. 이들 관계에 있는 관점을 다 선택할 수 있을까? 그래서 불완전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어느 하나의 관점을 선택해 세상을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그 경향을 반영한 글도 많다.

지문에서는 ‘유물론적 관점을 가정’한다고 한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가정(假定)을 다음과 같이 사용한다.

     

그의 의식 속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6월 초 선거가 실시된다는 가정 아래 준비를 해 왔다.     


이때의 가정은 사실이 아니거나 또는 사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임시로 인정함을 뜻한다. 그런데 논리학에서는 좀 다른 뜻으로 사용한다. 논리의 근거로 어떤 조건이나 전제를 내세움, 또는 그 조건이나 전제를 말한다. 즉 가정은 조건, 전제와 같은 개념인 것이다. ‘관점을 가정’한다는 것은 대상을 보는 출발점을 정한다는 것인데, 지문에서는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데 유물론적 인간관에서 시작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어떤 관점에서 대상을 설명하는 글이 많다. 그런 글을 읽는 방법을 잘 알아 두어야 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본성(本性), 관점(觀點), 물리적(物理的), 실체(實體), 신경(神經), 가정(假定), 자유의지(自由意志)     



17. 다음을 바탕으로 (가)와 (나)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법관의 독립을 강조해 왔다. 이는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고의 표현으로, 법관은 오로지 법률에만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법체계의 완결성을 추구하려 했다. 또한 법관의 판결이 논리적 작동의 수행일 수 있도록 하면서 법 적용 시 외부 영향이나 법관 자신의 주관으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여 법 적용의 정당성을 갖추려 했다. 그 결과 법관은 자신의 판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 등으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것만은 … ]

*이것저것 따지고 가려 말하지 아니하다. (         )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 (         )

*완전히 끝을 맺음. (          )

*기계 따위가 작용을 받아 움직임. 또는 기계 따위를 움직이게 함. (      )

*생각하거나 계획한 대로 일을 해내다. (        )

*알맞게 이용하거나 맞추어 씀. (        )

*자기만의 견해나 관점. (        )

*사리에 맞아 옳고 정의로운 성질. (        )     


다음을 바탕으로 지문에 대해 보인 반응

위 문제는 ‘반응’의 적절성을 묻고 있는데, 학생들이 이 반응을 좀 쉽게 생각해서 문제 풀이를 잘못하는 것 같다. 반응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여러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철수 쌤은 이목구비가 뚜렷하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라는 뜻이지?/무슨 말이야?이해하는 반응이고, ‘그럼 ~겠네.’는 추리하는 반응이다. ‘맞는 말이야/거짓말이야.’는 평가하는 반응이고, ‘그렇게 생각해야지/난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위를 하겠다는 반응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준, 잣대를 가지고 반응을 한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의 반응은 중구난방이 될 것이거나 심지어는 반응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위 문제는 아무렇게나 반응하지 말고, 제시한 기준, 잣대로 반응하는 국어 능력을 알아 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다음을 바탕으로’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다음’이 바로 기준, 잣대에 해당하는 것이다.

“관점 얘기하다가 갑자기 웬 반응? 웬 기준?”

할 것이다. 기준, 잣대가 바로 관점이고, 그 관점을 바탕으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이해하라는 말이다.    

 

법관의 독립을 강조…는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고의 표현… 이어져 …을 추구…도록 하면서 …여 …을 갖추려 … 그 결과

그런데 학생들은 ‘다음’ 내용을 읽으며 또 당황할 수 있다. 관점이라는 것이 한두 문장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꽤 긴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점도 하나의 논증을 가진다이라는 것을 생각지 못한 학생들이면 더욱 그렇다. 앞에서 주장의 논거도 또 하나의 주장이라 논증 구조를 가진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관점도 하나의 주장이라 논증 구조를 가진다. 그 논증 구조를 파악해야 관점을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훈련을 꼭 해야 한다.

‘법관의 독립을 강조’하는 것은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이다. ‘A는 B의 표현’라는 문장 구조는 A와 B가 같은 의미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 내용을 수단‧방법과 결과‧목표의 관계를 파악하는 국어 능력을 이용해 읽어 보자. 법관의 독립이 ‘법관은 오로지 법률에만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법체계의 완결성을 추구’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법관의 판결이 논리적 작동의 수행일 수 있도록 하’여 ‘법 적용 시 외부 영향이나 법관 자신의 주관으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법 적용의 정당성을 갖추려 했’다. 나아가 ‘그 결과 법관은 자신의 판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 등으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논증 구조를 갖고 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논증은 ‘법관의 독립’에서 시작해, ‘법 체계의 완결성’과 ‘법 적용의 정당성’ 등을 거쳐 ‘판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결과까지 나아갔다.

만약 이와 같이 관점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많은 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행을 겪을 것이다. 관점 파악이 논증 분석의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관점 파악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이것만은 … ]의 정답

막론(莫論), 체계(體系), 완결(完結), 작동(作動), 수행(遂行), 적용(適用), 주관(主觀), 정당(正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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