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납법의 개연성
논리 실증주의에서는 … 보편 언명이 단칭 언명의 누적을 통해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단칭 언명은 특정 시공간에서 발생한 특정 사건을 언급한 것이고, 보편 언명은 단칭 언명들을 일반화한 것으로 과학 이론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중략)
이러한 생각은 어떤 과학 이론이 지금까지 누적된 단칭 언명들을 통해 참으로 보장될지라도, 앞으로 보편 언명으로서 확실히 참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언명이 누적될수록 과학 이론이 참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완화된 입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단칭 언명들로 일반화된 언명이 계속 참으로 남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것만은 … ]
*실제로 증명함. 또는 그런 사실. 어떤 명제의 참, 거짓을 사실에 비추어 검사하는 일. ( )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 ( )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함. 또는 그런 것. ( )
*참이나 거짓의 값이 확정될 수 있는 논제. 사고 활동의 출발점이 되는 최소의 단위로 어떤 주장이 들어 있고 평서문으로 표현된다. ( )
*포개어 여러 번 쌓음. 또는 포개져 여러 번 쌓임. ( )
*개별적인 것이나 특수한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됨. 또는 그렇게 만듦. ( )
*어떤 일이 어려움 없이 이루어지도록 조건을 마련하여 보증하거나 보호하다. ( )
*이치 논리에서, 진릿값의 하나. 명제가 진리인 것을 이른다. ( )
*어떠한 일이나 사물을 직접 당하거나 접함. ( )
이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자 한다.
“철수 쌤은 이론이 싫으세요?”
다른 사람의 약점 잡기에 익숙한 사람은 철수 쌤이 이론을 폄하하는 거라 오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철수 쌤이 이론의 문제점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은 이론에 대해 더 정확히 알고, 지식을 더 올바르게 알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면 글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지문에서 말하는 ‘실증(實證)’이란 확실한 증거, 실제로 증명함 또는 그런 사실을 뜻하고 ‘주의(主義)’는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을 말하니, ‘논리 실증주의’는 ‘논리 실증’을 중시하는 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의견을 찾아 보자. ‘-고 보았다’, ‘-고 주장했다’는 문장은 그 이론이 내세우는 의견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론이 ‘-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논리 실증주의에 ‘난점(難點)’, 즉 문제점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 실증주의자는) -라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론의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떻게 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이론과 관련한 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글의 전개이다. 즉 다음과 같은 글의 전개를 많이 접하게 되니 알아두면 글 읽기에 도움이 된다.
위에서 ⇕와 같이 표시한 것은 각각의 내용들이 차이 또는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A가 B를 비판하다’고 하면 A와 B가 반대되는 의견을 갖는 것이지 않는가? 따라서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은 위와 같은 관계를 의식하며 읽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좀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한편 이런 글을 읽는 데 유의할 것은 위에서 [A]와 [B]의 의미가 비슷하지만 같지 않다는 것이다. 바뀌기(수정) 전후의 이론이 같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A]는 ‘과학 이론은 앞으로도 참이다’라고 말한 것이고, [B]는 ‘과학 이론은 앞으로도 참일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다/아니다’와 ‘일/아닐 수 있다’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즉 확실과 불확실(확률적)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를 구별하며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고등학생이라면 ‘일반화(一般化)’가 개별적인 것이나 특수한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만듦의 뜻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개별’이나 ‘특수’가 어떤 종류 전체에 걸치지 아니하고 부분에 한정되는 것이며, ‘일반’이 전체에 두루 해당되는 것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고려하면 ‘단칭 언명’ 즉 ‘특정 시공간에서 발생한 특정 사건’이 개별 또는 특수와 같은 말이고, ‘보편 언명’은 ‘일반적인 것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개별적 또는 특수한 것을 어떻게 일반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 해답은 앞에서 철수 쌤이 고등학생이라면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귀납법’을 이해하면 찾을 수 있다. 그때 귀납법은 개별적 사실들의 공통점을 찾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를 바탕으로 지문에서 말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문의 ‘보편 언명은 단칭 언명들을 일반화한 것으로 과학 이론으로 성립’한다는 설명은 ‘과학 이론’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말한 것인데, 시간을 의식하며 글 읽기를 고려해 그 단계는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할 것이다.(보편 언명이 어떻게 과학 이론이 되는지는 지문에 설명되어 있지 않아 ?로 표시했다. 물론 철수 쌤은 그것이 무엇인지 지식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 얘기를 하지 않겠다. 자칫 학생들이 그 지식을 아는 것이 국어 공부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수 쌤은 전문 지식을 이용해 글 읽기를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문에서 말한 ‘참으로 보장하다’, ‘참이 될 수 없다’, ‘참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계속 참으로 남다/남을 것인지 알 수 없다’의 의미는, 위에서 말한 ‘이다/아니다’와 ‘일/아닐 수 있다’는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 파악하기를 권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논리학 지식 하나 설명해 주겠다. 이는 앞으로 여러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꼭 알아 두었으면 좋겠다. 바로 ‘귀납법의 결론은 개연성(蓋然性)이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철수 쌤은 의견은 타당 또는 부당하다고 판정한다고 했다. 엄밀히 말하면 타당 또는 부당은 연역법의 결론을 판정할 때 사용한다. 귀납법의 결론은 개연성이 있다 또는 개연성이 없다로 판정한다. 개연성이란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문에서 말한 ‘참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보장하다’는 ‘확실히(100%) 참이다’는 뜻이 된다.
귀납법의 개연성이 갖는 문제를 이해시키기 위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어느 마을의 인구 조사를 나간 조사원이 있었다. 첫 번째 집을 찾아갔더니 성씨가 박씨였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집도 박씨가 살았고, 아흔아홉 번째 집까지 찾아갔는데 모두 박씨가 살았다. 이제 마지막 집만 조사하면 될 텐데 해는 저물고 그 집은 고개를 너머에 있었다. 그래서 조사원은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다 박씨였어. 저 집도 박씨일 거야.”
하고는 돌아갔다. 그런데 그 집에는 박씨가 아니라 반씨가 살았다. 조사원은 귀납법이 갖는 문제점을 지나쳤던 것이다.
귀납법으로 이루어진 이론은 예외가 발견되었을 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론들은 수많은 반론들을 이겨내야 했다. 예컨대 ‘하느님이 뉴턴이 있으라 하시매 모든 것이 빛으로 채워졌다’는 찬사를 받는 뉴턴조차도 당시 수없는 반론에 시달리며 이론을 정립해야 했다. 물론 뉴턴 이론이 더 이상 반론을 이겨내지 못한 현재는, 양자 이론과 상대성 이론으로 이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지문에서 말하는 논리 실증주의도 반론을 받아 이론을 수정하기까지 했다.
논리 실증주의가 갖는 문제는 우리가 이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어떠한 이론도 완벽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해 비판하는 이론이 있다. 따라서 그와 관련한 글이 매우 많으므로 그런 글은 서로 간에 반대 관계를 의식하며 읽는 버릇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실증(實證), 주의(主義), 보편(普遍), 언명(言明), 누적(累積), 일반화(一般化), 보장(保障), 참, 직면(直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