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쌤은 멋쟁이다.'가 사실이 아니라고?

[007] 논증을 분석하며 글 읽기

by SCS

죄형 법정주의란 어떠한 행위가 범죄이고 그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미리 성문의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조선의 형법은 처벌의 기준을 명시한 성문화된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있다.(중략)

조선 시대 형법의 일반법으로 적용되었던 대명률의 '단죄인율령조'에 따르면 죄명을 확정할 때는 반드시 율령을 따르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을 준다고 하였다. 이러한 규정은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법관이 임의적으로 판단해 범죄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죄형 법정주의와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중략)

조선 시대 형법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을 하나 하나 열거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 어떤 사건을 적용할 때 이에 대응되는 규정이 없어서 법률의 흠결이 생길 경우도 있었다. … 죄를 결정할 때 자의적인 유추가 개입할 수 있으므로 조선 시대의 형법은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보는 입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것만은 … ]

*형벌에 처함. 또는 그 벌. ( )

*글자로 써서 나타냄. 또는 그런 글이나 문서. ( )

*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률 체계. 어떤 행위가 처벌되고 그 처벌은 어느 정도이며 어떤 종류의 것인가를 규정한다. ( )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다. ( )

*당면하고 있는 상황. ( )

*전체에 두루 해당되는 것. ( )

*형률과 법령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곧 법률의 총칭이다. ( )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함. ( )

*일정한 수효에서 부족함이 생김. 또는 그런 부족. ( )

*제멋대로 하는 생각. ( )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 ( )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 끼어듦. ( )

*법률, 명령, 약속 따위를 지키지 않고 어김. ( )

*존재의 기초가 되거나 어떤 사상이 진리라고 할 수 있는 조건. 좁은 의미로는 결론에 대한 전제나 결과에 대한 원인을 이른다. ( )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과, …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있다.

이제 또 다른 유형의 글을 만나 보자.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이 있다.

"'철수 쌤은 남자다' 사실이니 아니니?"

당연히 학생들은 사실이라고 대답한다. 이어서 또 묻는다.

"'철수 쌤은 여자다' 사실이니 아니니?"

이 질문에도 서슴없이 사실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철수 쌤은 속으로 '요놈 걸려 들었구나.'하며 신이 난다.

"아냐. 사실이야."

순간 학생들은 웃는다.

"그럼 '철수 쌤은 멋쟁이다.' 사실이냐 아니냐?"

학생들은 웃으며 대답하기를 주저한다. 사실이라고 대답하면 아부하는 것 같고, '너 말 잘 해라. 잘못 하면 혼난다'라고 말하는 듯한, 험상궂은 표정까지 보이며 철수 쌤이 물으니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가 난처한 것이다. 그러다가 마지 못 해 대답하듯이

"사실입니다."

라고 일부러 크게 말한다. 이쯤 되면 학생들은 철수 쌤의 덫에 걸려도 단단히 걸려든 것이다.

"사실 아니야."

그제서야 학생은 안심이 된다는 듯 '맞아요. 사실이 아니에요.'라고 하면서 웃는다. 그때 철수 쌤은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질문을 한다.

"'철수 쌤은 멋쟁이가 아니다.' 사실이냐 아니냐?"

좀전의 일로 안심이 됐는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당연히 사실이죠."

"정말? 정말 사실이야?"

"예."

철수 쌤은 회심의 웃음을 짓는다.

"아냐. 사실이 아니란다."

학생들은 에이 하며 웃는다.

이렇게 한바탕 웃고 나서 철수 쌤이 설명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며 읽어야 하는 글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실은 다음과 같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한다.


사실을 밝히다.

사실로 나타나다.

이 작품은 특정 사실과 관련 없다.


그런데 철학, 논리학에서는 사실이 시간과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나 현상을 말한다. 의심할 수 없는 현실적 존재성을 가지며 사유(思惟)에 의하여 경험 내용으로 확립된 것을 의미한다. 철수 쌤이 한 질문에 올바르게 대답하려면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니까 '철수 쌤은 남자다'와 '철수 쌤은 여자다'는 사실이다. 그에 반해 '철수 쌤은 멋쟁이다.', '철수 쌤은 멋쟁이가 아니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는 느낌, 의견, 주장이다.

다만 '철수 쌤은 남자다'는 참인 사실(참말)이고, '철수 쌤은 여자다'는 거짓인 사실(거짓말)이다. 참말만을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일상생활과 달리 사실은 거짓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철수 쌤은 멋쟁이다'는 타당한 의견이고, '철수 쌤은 멋쟁이가 아니다'는 부당한 의견이다.(철수 쌤에 대한 타당과 부당의 판정은 철수 쌤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힌다.)


사실은 참과 거짓으로 구별되고, 의견은 타당과 부당으로 구별된다.


물론 사실과 의견이 절대적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고, 사실이 의견이 될 수 있고, 의견이 사실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할 것이다.

이렇게 구별하며 읽어야 하는 글이 있는데, 지문에서 '입장'들은 의견에 해당함을 파악하면서 읽어야 한다. 즉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과,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입장', 이 두 가지는 의견, 주장에 해당하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당면하고 있는 상황'의 뜻으로 사용하는 입장이 의견, 주장의 뜻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좀 낯설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내용이다.


…는 점에서 …의 근거

철수 쌤이 주장, 의견, 느낌 등을 말하는 글에서 꼭 찾는 것이 근거이유이다. 근거나 이유가 없는 글을 나쁜 글이니 읽을 가치가 없다. '주장, 의견, 느낌 - 근거, 이유' 그 둘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그 둘의 관계를 논증(論證)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논증을 분석하며 읽는 글은 주장, 의견과 근거, 이유를 찾으며 읽는 것이다.


논증은 주장을 근거나 이유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Aㄴ/는 점에서 B'라는 문장 구조는 A가 근거 B가 주장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A는 B의 근거'라는 문장 구조는 A가 근거, B가 주장임을 보여준다. 그 두 문장 구조는 논증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문에 '죄명을 확정할 때는 반드시 율령을 따르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을 준다 … 규정은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법관이 임의적으로 판단해 범죄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죄형 법정주의와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과 그 근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문에 '조선 시대 형법은 … 어떤 사건을 적용할 때 이에 대응되는 규정이 없어서 법률의 흠결이 생길 경우도 있었다. … 죄를 결정할 때 자의적인 유추가 개입할 수 있으므로 (이) …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보는 입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고 한 것은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그 근거를 말하고 있다.


'Aㄴ/는 점에서 B'라는 문장 구조는 A가 근거 B가 주장임을 보여준다.
'A는 B의 근거'라는 문장 구조는 A가 근거, B가 주장임을 보여준다.

논증을 분석하며 읽는다는 것은 말이 쉽지 실제로 해 보면 매우 어렵다. 철수 쌤도 논증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별도로 논리학 공부를 했을 정도다. 그러니 그에 대한 훈련은 매우 혹독할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논증을 분석하며 읽는 글이 지문으로 나왔다면 그것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한 문제가 꼭 출제된다. 그래서 철수 쌤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 논증을 분석하며 읽는 롤러코스트를 타 볼까? 처음에 타기는 두렵겠지만 막상 타고 나면 짜릿해. 그 짜릿함을 포기할 것인가? 그러고 싶지 않다면 벨트를 확실히 매라고."


[이것만은 … ]의 정답

처벌(處罰), 성문(成文), 형법(刑法), 명시(明示), 입장(立場), 일반(一般), 율령(律令), 임의(任意), 흠결(欠缺), 자의(恣意), 유추(類推), 개입(介入), 위배(違背), 근거(根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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