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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Apr 24. 2019

과연 시간은 우리의  친구인가 적인가

 얼마전 ‘사람의 마음에도 관성이 있다’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같은 주제로 조금 더 디테일하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전개해보려 한다.  


 '복리(複利)'는 시간에 따라 늘어난 이자를 원금과 함께 더해 이자를 주는 융자방식의 하나이다. 쉽게 예를 들어 보겠다. 매일 어제보다 1% 성장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복리로 누적되어 1년이 지나면 37배 성장하게 된다. 1%가 너무 크다면 0.1% 성장하더라도 1년 뒤면 1.5배에 가깝게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작은 것이 ‘시간’이라는 마법같은 놈과 만나면 기적이 나타난다. 이것이 복리의 마법이다.


 한 가지 쓸데없지만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 오늘 하루를 똑같이 3년을 산다면. 그런데 그 3년이 단숨에 지나가서 하룻밤만에 3년 뒤의 날이 된다면. ‘성장’이라는 관점으로 이 상상을 바라보자.  


 만약 내가 오늘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면. 만약 내가 직장인이라면, 하루 8시간 근무하고 퇴근해서 집에서 대충 저녁을 먹고 유튜브와 sns, 넷플릭스를 보고 친구와 연락하다가 잠들었다고 하자. 그러면 3년이 지난 뒤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화하여 시급 1만원을 3년동안 받는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8*365*3*1 = 8,760만원을 벌게 된다. 그리고 sns나 유튜브, tv같은 것들로 하루 5시간 정도 소비한다고 한다면, 5*365*3 = 5,475시간을 비생산적인 일에 소비하게 된다.  


 만약 내가 오늘 매우 밀도 있는 삶을 산다고 한다면. 하루 8시간 근무는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30분씩, 총 1시간 영어공부를 하고 퇴근 후 운동을 1시간, 독서 1시간, 업무 관련 자기계발 2시간을 매일 한다고 가정하자.  

3년 후, 영어, 운동, 독서 1,095시간, 업무 2,190시간을 소비한다.  


 공대를 기준으로(내가 공대라..) 졸업이수학점이 140학점 정도 된다. 3학점 짜리 수업이 45시간 정도 되니까, 1학점 당 15시간이라고 치면 140학점은 2,100시간 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 2시간씩 어떤 분야에 3년만 투자하면 전공 하나는 딸 시간이 된다. 물론 수업 외에 따로 공부하는 시간은 제외한 시간이라 더 걸리겠지만, 교양을 제외한 전공 공부만 한다고 한다면 충분히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자투리 시간만 투자하더라도 조금씩 꾸준하게 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 하루 공부 안한다고, 책 한 권 안읽는다고 내일이나 다음 주에 내가 몰라보게 바뀌지 않는다. 나는 그대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하루하루가 3년이 되고, 5년이 된다면 나는 슈퍼 울트라 괴물이 되어 있지 않을까. 괴물은 못되더라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습관인 것 같다. 다만 ‘꾸준히 제대로’ 해낸다면! 그러니 오늘 하루 내가 쌓아야 할 돌을 하나씩 올려놓자. 큰 그림은 잘 보이지 않겠지만 ‘시간’이 도와주면 결국 무시못할 탑이 생겨날 것이다.  


시간은 우리의 가장 큰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가장 강력한 적이기도 하다.  

내가 오늘 무엇을 쌓느냐에 따라 친구가 되기도 적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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