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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Mar 09. 2022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 톰 올리버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것도 여러 관점, 여러 측면에서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이다. 뻔하게 들어온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클리셰는 어쩌면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저 우리 주변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면 우리에게도 선으로 돌아온다는 믿음만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 환경과 분자 단위로 얽혀있으며 심리적, 신경과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첫 파트가 우리 신체에 대한 부분인데, 여러 번 들은 말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는 파트다. 1년 전에 찍은 나의 사진을 보며 그게 과연 내 몸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우리 몸의 세포는 빠르면 며칠, 길어도 몇 주만 지나면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고 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죽음'이라는 것을 모른 채 그저 우리 몸에 들어와 몸의 일부가 되었다가 다시 떨어져 나가 우주를 떠돈다. 30억 년 전에 공룡의 신체에 있던 산소 분자가 지금 우리 몸에 들어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구의 생태계처럼, 우리의 경계선에는 에너지와 물질이 계속해서 드나드는 구멍이 많으며,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항상 순환한다. 우리가 외부 세계와 연결된 개방형 시스템이라면, 과연 우리의 몸을 변하지 않는 독자적인 '나'의 원천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p.51)


신체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마음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형성이 된다. 아니,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 형성이 될 수가 없다. 우리가 누군가의 말을 듣거나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뇌에서는 그 사람의 뇌에서 신경학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같이 느낄 수가 있다. 같은 사건을 겪으면 우리는 '커넥톰'이라는 신경 세포의 연결 방식이 공유된다. 이는 우리의 마음이 공유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의 정체성이 하나의 독립된 개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여태까지 그렇게 배워왔고 자연스레 인식하게 되어 전혀 의심할 수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의 정체성, 자아는 독립되지 않았으며 고정되지도 않았다. 이것은 마치 감정과 같이 주변 환경과 자신의 현재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체성은 일종의 딱딱한 물체나 우리 머릿속에 갇혀 있는 특징이 아니라, 주관적인 뇌의 상태로 시시각각 바뀔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148)


길었던 책의 내용을 하나의 글로 요약할 수는 없겠지만, 결론은 하나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끊임없이 환경과, 사람과 상호작용 하며 살아가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와 내 주변, 공동체와 환경에 더 신경을 쓰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사회를 걱정하는 것은 곧 나를 걱정하고 돌보는 행위와 동치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우리의 몸의 경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 마음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어,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와 사회를 만드는 행동이 곧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논리적이고 단순한 행동이 된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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