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귀찮구나
농사도 즐거울 수 있다는 글을 읽고 괴산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인터뷰 대상지가 전화연결이 안 된다.
그렇지.. 전화가 쉬이 연결되는 것도 그건 좀 이상하지.
농사를 짓고, 여러 운영하는 것들이 있을 텐데.. 하고
직접 부딪히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걸 어쩌지..
인터뷰 대상자가 연락이 안 되어 하루, 이틀 지연되다 보니 금요일이 되었다.
금요일은 '도로 서울로 행'의 상경하는 차들이 장난 아닐 텐데..
인터뷰 대상자도 금요일은 복합 문화공간 운영으로 바쁠 텐데..
또한 가고자 하는 곳 중 한 곳이 월, 화에는 휴무일.
오늘을 놓치면 다음 주 수요일에 떠나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요일이면 직장이 있는 지역을 떠나 서울로 간다.
본가가 서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이 있는 그 지역은 금요일부터 주말은 텅 빈다고 한다.
근데 나는 왜 지방을 찾아가는 걸까.
모두가 서울이 답이라고 여기는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고
서울만이 사는 곳인 줄 알았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서울이 숨이 막혔다.
헉헉대고 살아도 늘 그대로 멈춘 듯한 서울이 아닌
살기 좋은 곳이 어디인지,
일한 만큼 벌어 적당히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동네가 어디 있는지,
지나다 옆집에 사는 분과 눈이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잠시 멈춰서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창을 열면 앞 동의 거실이 아닌 곳에서
문화를 즐기며 살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재택근무 후 작은 방에 설치된 컴퓨터 앞에 앉아
벽과 컴퓨터만 바라보며 하루의 절반을 보내고
그 나머지 시간 역시 핸드폰과 TV만 보는 나의 청춘들.
여행이 막히고는 유튜브의 브이로그로
즐거움을 대신하는 청춘들.
기꺼이 나의 청춘들을 그곳에 데리고 가고 싶다.
거창하게 귀농, 귀촌을 꿈꾸지는 못하여도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헉헉대며 적응하기보다는
자신이 만들어갈 기회의 땅이 있다면
그렇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찾아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들의 삶이 즐거운 이유는 무엇이고, 또 부족한 것은 없는지
나의 미미한 그림 실력으로나마 그런 소식들을
전하고 싶어서인데...
차가 밀린다고 멈추면 안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