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덤한 것은 무기력한 게 아니야

작은 것들이 보내는 신호

by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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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너를 발견한 기쁨만 가지고 싶었고, 너와 나 둘 뿐인데 이름은 몰라도 불편한 건 없으니까.


오늘 만난 꽃을 기록하고자 SNS에 올렸더니 '수레국화'라고 알려 주었다. 그렇구나.. 몇 년 전 사진을 찍는 지인으로부터 소박하게 예쁜 꽃이 올라왔고, 사진을 가져가도 되냐 물은 후 한참을 보았던 적이 있는데 그게 수레국화였었다. 그런 후 수원 화성길에서 너를 발견했었지. 돌아서면 잊을 것이라며 알아보지도 않았는데 여전히 너를 예쁘게 여기고 있나 보다. 네가 이즈음에 핀다는 것을 기억해 줄게. 했었는데..


사람들은 애를 쓰고 살고 있다. 그냥 무덤덤하게 살아도 되는데 자꾸 힘내라, 응원을 보낸다 그런 말들을 한다. 하긴 한 때는 그런 말들에 힘을 받은 적도 있긴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이렇게 작은 것들에서 존재를 느끼고 살아내는 힘을 받는다. 특히 긴 겨울을 보내고 나온 봄 꽃들, 길 가의 작디작은 들꽃(누군가는 잡초라 한다)에서 신기함과 신비함과 강인함,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 단단함을 느낀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것은 무기력한 것이 아니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지만 이왕 태어났으니 살아가기는 하되 하고 싶은 대로 살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웬만한 것에 감흥이 일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은 것들에서 마음이 움직이고, 무덤덤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살기로 했다.

그러니 응원은 안 보내주어도 괜찮아. 그냥 옆에서 웃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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