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있으니 괜찮아
늘 반짝일 수 없지.
늘 쑥쑥 자랄 수도 없지.
늘 한결같을 수도 없고,
늘 멈춰있을 수도 없지.
그럼에도 가끔은 모든 게 멈춰버린 듯 느껴질 때가 있어요. 창밖의 나무도 흔들림이 없고, 집 안의 화초조차 성장이 멈춰버린 건 아닐까 싶은. 힘이 넘쳤던 희망이조차 뒷다리의 힘이 무너지고 버티던 앞다리까지 관절에 무리가 되어 퇴행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그렇게 느껴지나 봐요. 감당할 수 있는 지금처럼 멈춰주었음 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어요.
거실 창 앞에 커다란 유리 크리스탈을 아이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매달고 있는데, 크리스탈이 있다고 촌스러워지는 것이 아님에도 아이들은 꼭 매달아야 하냐고 물어요. 너희들이 몰라서 그래.. 하며 매달면 포기한 듯 웃어버립니다. 햇살이 크리스탈을 통해 집 안 곳곳에 빛이 퍼지면 그 반짝임에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흔들흔들~ 거리며 빛을 퍼뜨리는, 찬란한 반짝임들이 퍼져나가는 그 풍경을 보는 것이 참 좋아요. 햇살이 크리스탈까지 빛을 보내주는 그런 날을 자주 보지 못하지만 그렇게 얼마 안 되는 며칠이라도 축복이 곳곳에 미쳤으면 좋겠어요.
패드 위에서 고개만 들고 있는 희망이를 거실 창 앞까지 끌고 가요. 창 밖의 뾰로롱거리는 새들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느껴지지 않는 바람이라도 너는 느낄 수 있겠지 싶어서요. 이런 우리의 맘도 모르고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는 희망이는 자신의 몸에 무슨 위해를 가할까 싶어 그러는지 으르렁 거리는데 그러다 몸을 돌려 잽싸게 입질을 하면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르구나 하고 하던 손길을 멈춰요. 막상 창 앞으로 가면 모든 걸 느낀다는 듯 즐기면서. 짜식.
멈춰있는 게 아니다.
빠르게 움직이던 것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주 느리게 바뀌고 있는 것이고, 이것을 인정하는 요즘이다.
감정이 가라앉지 않도록 그것만 잘 챙기면 되는 거야.
모든 것은 바라는 대로 흐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지만 다 괜찮아. 감당할 힘만 놓아버리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