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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미팅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

by 고객중심주의

B2B 마케팅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미팅의 참석자가 누구인지 미리 파악하는 일입니다. 같은 제안서, 같은 제품을 설명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대화의 무게중심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느 날은 CFO 혹은 GP 부서가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 순간부터 기능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입니다. 경쟁사 대비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투자 대비 어떤 재무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솔루션을 통해 연간 운영비가 15% 절감됩니다.”라는 한 문장이 백 페이지 분량의 기능 설명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CFO에게는 그것이 곧 그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날에는 마케팅 담당자가 들어옵니다. 이들의 관심은 다릅니다. 매일 반복되는 리포트 작성, 수많은 채널 관리, 끊임없이 주어지는 KPI 압박.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 솔루션이 얼마나 실무 부담을 줄여주고, 성과 달성에 직결되는가입니다. “보고서 작성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캠페인 효율이 두 배로 올라갑니다.” 이런 이야기가 진짜로 귀에 들어옵니다. 단순히 기능을 설명하는 순간, 담당자는 피곤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업무 효율과 성과로 연결된 메시지는 곧장 그들의 필요와 맞닿습니다.


가끔은 대표가 직접 미팅에 참석합니다. 이 경우에는 더 이상 기술적 설명이나 운영 효율은 주제가 아닙니다. 관심사는 한 가지, 매출과 성장입니다. “이 솔루션을 통해 전환율이 15% 향상됩니다.” “새로운 시장 진입 속도를 단축할 수 있습니다.”라는 그림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대표에게는 기능도, 세부 KPI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선택이 회사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것만이 관심사입니다.


이렇듯 고객의 언어를 맞춘다는 것은 단순히 말투를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속한 자리와 배경,그리고 직무적 관심사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CFO에게는 비용 효율이라는 숫자의 언어가,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KPI 달성이라는 실행의 언어가, 대표에게는 성장이라는 전략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B2B 마케팅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는 모든 참석자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마치 한 가지 언어로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자리에서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언어를 찾아내는 순간, 고객은 제품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나를 위한 솔루션’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늘 미팅의 참석자가 누구인지 아는 일입니다. 그 사람의 자리와 배경을 이해하는 순간, 대화의 절반은 이미 성공으로 향합니다. 고객의 언어를 찾는 출발점은 언제나 상대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그 이해 위에서야 비로소 우리의 제안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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