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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 Sep 14. 2023

냥이 시대가 온다

극단적 안하무인 시대에

#1

한 ‘냥이맘’이 펫푸드 박람회에 다녀온 뒤 말했다.

“어떤 박람회에서도 전시상품을 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양손에 엄청난 보따리를 들고 나오게 됐어요.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사갖고 주차장으로 가면서 또 한번 놀랐어요. 입이 좍 벌어져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본 거예요.”


그녀는 지난 몇 년 동안 그처럼 해맑게 웃어본 기억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라면 누구나 (박람회에서 이것저것 사들고 나온 것을) 이해할 법한데, ‘자식을 위해서도 안해 본 일’이라는 전제를 달면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굳이 비교할 일은 아니고 비교하는 것이 어리석은, 반려동물과 자식의 가치우위를 따지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를 어찌 뱃속으로 낳은 아들딸과 비교하냐며 화를 내는 이들에게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 귀한 줄 알아야 한다’는 격언이나, ‘사람의 생명이나 동물의 생명이나 귀한 건 마찬가지다’라는 말은 뚱딴지처럼 어리둥절한 질문이 된다. 이 세상의 모든 의미는 받아들여질 때만 의미가 있다.      


#2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한 푼도 남기지 않고) 함께 살던 반려견과 동물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죽은 재산가에 관한 외신을 봤다. 그의 반려견은 돈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사용할 줄도 모르는데 무슨 짓이냐 싶겠지만, 그가 남긴 의미를 짐작할 수는 있다.


(물론 이 단편적인 외신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그의 자식들이 그에게 못되게 했다고 단정할 수도, 자식들은 충분히 자립했으므로 굳이 재산을 남기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살아생전의 그가 동물복지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을지도, 그의 반려견이 남달리 돈을 밝혔을지도, 올바르게 돈을 사용하는 기법을 개가 전수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3

일본인들은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다. 제대로 알아보니 오랜 옛날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현대에 와서 그렇게 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유를 보니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있었다. 고령화와 1, 2인 가족화, 장수는 같은 궤도를 달린다. 외롭게 오래 살다 보면 (자식보다) 반려동물을 가까이 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반려견을 키우기 힘들어진다. 챙기고 보살필 것이 많고 이웃에 대한 신경도 많이 써야 한다. 비교해, 고양이는 훨씬 덜하다. 독립적이고 다소 덜 챙겨도 되고 위생적이기까지 하다. 개보다 다정다감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같이 살아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귀엽다. 아들 손주 뺨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고양이 가족이 특히 늘어난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와 있다. 유기농 펫푸드, 프리미엄 펫푸드는 당연한 관심사다. 노인 1000만 시대는 곧 펫가족 1000만을 말한다. 요즘처럼 극단적 안하무인 시대, 개보다 못난 인간들이 널뛰는 시대에는 더욱 개와 고양이가 사랑스럽다.  


**** 미국의 펫푸드 전문 매체인 펫푸드 인더스트리(Petfood Industry)가 ‘인터넷 검색에서 인기 있는 펫푸드 특성 5가지’(5 pet food attributes trending in Internet searches)란 제목으로 펫푸드 관련 히트용어 5가지를 소개했다.

‘식물 기반(plant-based)’이 검색 증가율 70.2%로 1위. 환경용어인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 2위이고 ‘채식/채식주의자(vegan/vegetarian)’가 3위, 국내 펫푸드 라벨에서도 자주 보이는 ‘휴먼-그레이드(human-grade)’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반려동물 월 양육비(치료비 제외)는 평균 14만원(2021년 기준)으로, 그 중 사료비가 3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사료시장은 수입사료가 약70%(금액기준)를 차지한다.

(위 내용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국립축산과학원,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들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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