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의 연상]
지드래곤(G-dragon)이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해에 돌아왔다. 노래도 매력적이었지만 뮤직비디오(MV)에 담은 퍼포먼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Power’와 ‘Too bad’ 두 곡은 아예 공식 뮤직비디오 외에 안무가 중심이 된 퍼포먼스 비디오를 추가로 내놓기도. 에스파의 카리나가 잠깐 나오는 게 ‘Two bad’ 뮤직비디오라면, 퍼포먼스 비디오에는 일본의 안무가 리에하타와 한국의 안무가 바다가 출연한다. ‘안무’, ‘백댄서’라는 말로는 그 멋짐을 모두 담을 수 없는 퍼포먼스가 영상을 가득 채우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G-DRAGON - 'POWER' Official Performance Video
G-DRAGON - 'TOO BAD (feat. Anderson .Paak)' Official Performance Video with RIEHATA
케이팝(K-pop)의 세계적인 인기 요인 중 내가 첫째로 꼽는 게 바로 ‘퍼포먼스’다. 소위 ‘칼군무’라는 케이팝 남자 그룹의 안무도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고, 미국과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가요의 ‘융합적’ 특징도 있겠지만, 외국의 밴드 연주나 안무가 있는 공연 퍼포먼스와는 ‘확실히 다른’ 퍼포먼스가 케이팝에는 분명 있다. 카메라 워크까지 고려해서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는 케이팝만의 독창적 패턴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퍼포먼스의 역사를 돌이켜봤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처음 이런 퍼포먼스를 시작했던가. ‘백댄서’와 추는 춤 말고, 노래에 붙인 춤 말고, ‘결코 노래의 뒤에 있지 않은 퍼포먼스’. 난 서태지와 아이들을 꼽겠다. 보컬 뒤에 배경이 되는 춤이 아니라 노래 옆에 나란히 연출되는 무대. 그들이 다른 댄스 가수나 그룹과 달리 TV나 클럽, 축제를 벗어난 독자적인 공연을 처음 펼쳤다는 점에서도 퍼포먼스를 하는 첫 ‘아이돌’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 백미가 ‘교실 이데아’ 공연 무대일 테다.
서태지와 아이들(Seotaiji and Boys) -교실이데아(Classroom Idea)( 95' Live ) (4K)
서태지, 이현도처럼 노래를 직접 만들고 무대 연출에 참여하는 후배 아티스트가 ‘빅뱅’의 지드래곤(GD)이었다면, 유튜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의 시대에 퍼포먼스로 세계를 호령한 아티스트는 단연 방탄소년단(BTS)을 꼽을 수밖에 없다.(실제 BTS는 2017년에 서태지의 데뷔 25주년 콘서트에서 ‘교실 이데아’ 공연을 멋지게 재현했고.) 내가 BTS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지미 팰런(Jimmy Fallon)의 ‘The tonight show’에 나와 ‘아이돌(Idol)’를 부르는 퍼포먼스였는데. 그 유튜브에서 소개된 ‘Idol’의 경복궁 퍼포먼스는 아무래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사자 보이스(Saja boys)’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BTS: IDOL |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그렇다면 세계 대중음악에서 퍼포먼스의 유래는 무엇이었을까. 영화 ‘엘비스’를 보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그 ‘다리 떨기’가 당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걸 알게 되긴 했다. 하지만 완성도 있는 퍼포먼스, ‘준비되고 연출된 무대’, 그걸 표현해내는 ‘퍼포머’. 이 3박자를 모두 갖춘 건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단 한 사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처음이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거다. 그는 ‘빌리 진(Billie Jean)’ 뮤직비디오에는 넣지 않았던 ‘문 워크(Moon walk)’를 1983년 모타운 25주년 기념 무대에서 선보였고, 그해 전 세계의 10대들은 다들 그걸 한 번씩 따라 해보려 하지 않았던가.
Michael Jackson - Billie Jean (Motown 25) (Remastered 4K)
케이팝만의 퍼포먼스는, 케이팝이 미국 흑인 음악을 가장 창의적으로 통섭을 했듯 마이클 잭슨 이후의 퍼포먼스 역사를 가장 매력적으로 구현해냈다. 그래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되지 않았을까. 케이팝 그룹들의 퍼포먼스를 내가 계속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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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를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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